올 국제경기 개최 포기…市 "내년 실내대회 계획"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와 함께 세계에서 두 곳뿐인 '국제육상도시' 대구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 2년 만에 화려한 명성에 꼬리를 내렸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전후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대구에서 열린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개최를 올해 포기한 것이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따르면 세계 주요 도시에서 이벤트 대회로 하루 동안 열리는 'IAAF 월드 챌린지'와 '삼성 다이아몬드 리그' 개최지에 대구의 이름은 없다. 대구가 2010~2012년 개최한 월드 챌린지는 4월 6일 호주 멜버른을 시작으로 9월 8일 이탈리아 리에티까지 15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또 월드 챌린지보다 한 단계 격이 높은 다이아몬드 리그는 5월 10일 카타르 도하에서 막을 올린 후 9월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폐막할 때까지 14개 도시에서 열린다.
대구와 함께 아시아 시리즈로 국제육상경기대회를 개최해온 아시아권의 도하(카타르)와 상하이(중국)는 5월 10일과 18일 나란히 다이아몬드 리그를 갖는다. 일본의 가와사키도 5월 5일 월드 챌린지를 개최한다. 따라서 지난해까지 아시아 시리즈에 포함된 대구만 빠진 셈이다. 대구국제육상대회는 올해 다이아몬드 리그 승격을 앞두고 있었다.
대구의 국제육상경기대회 개최 포기는 사실상 수순에 따른 것이다. 대구시는 '세계 3대 스포츠 대회'로 꼽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했지만, 애초 기대와는 달리 비인기 종목인 육상의 붐 조성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세계선수권 후 열린 지난해 대구국제육상대회는 찬밥신세였다. 해외는 물론 국내 언론사까지 취재를 외면해 인터뷰 때 대회 관계자들이 기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세계선수권 이후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자문했고, 대구국제마라톤대회를 계속하는 대신 대구국제육상대회를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대구시는 대구육상진흥센터 완공 후 실내 국제육상대회를 열기로 방침을 세웠다.
대구시 관계자는 "아쉽지만, 올해 대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대회 개최를 포기했다"며 "하지만, IAAF와의 협의를 통해 올 5월 완공 예정인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내년부터 실내 대회를 열기로 한 만큼 국제육상도시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IAAF의 실내 대회인 '인도어 퍼미트'는 올해 2월 한 달 동안 독일의 칼스루에 등 세계 6개 도시에서 열린다.
그러나 지역 체육인들은 대구시의 대회 개최 의지 부족을 꼬집고 있다. 한 육상 관계자는 "대구시가 온갖 좋은 말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홍보하고 대회 성공 개최를 자랑하고는 '시의회의 반대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고 있다. 대구시가 대구국제육상대회 유지를 위해 국비 등 예산 확보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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