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한강종주(인천아라뱃길~충주댐)

입력 2013-01-24 14:21:08

다양한 볼거리, 행복한 풍경과의 여행

지난해 6월 16일 토요일 아침, 한강종주를 위해 오전 9시 15분 인천행 고속버스에 자전거를 실었다. 요즘은 고속버스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어서 여행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5시간 만에 인천에 도착했다. '아라'라는 말은 '바다'를 뜻하는 옛말이다.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수로로 운하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점심을 먹고 출발했다. 때마침 유람선과 자전거를 탄 나는 거의 같이 달리고 있었다. 서울 한강 쪽으로는 자전거를 타러 나온 시민들이 많아 위험하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페달을 밟았다. 가족들끼리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정다워 보였다.

편의점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며 휴식을 한 다음 팔당댐 쪽으로 향했다. 눈앞에 펼쳐지는 팔당호와 팔당댐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폐철도, 폐교량, 폐터널을 개조해 만든 자전거 길은 잘 닦여 있어 달리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다음에 올 기회가 있으면 동호회 언니들과 오고 싶었다. 야간에도 라이딩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오후 10시가 다 되어 경기도 양평에 도착했다. 뷔페에서 저녁을 먹고 잠을 잤다. 피곤한데도 왠지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이튿날 오전 6시 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새벽에 달리는 기분은 자전거를 타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상쾌하고 페달 밟는 기분이 난다. 곳곳에 자전거를 타는 이들을 위한 휴게소와 음식점 등 편의시설이 많다.

이러한 시설들이 다른 곳에도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커피를 주는 이들도 있다. 얼마나 맛있고 고마웠던지. 커피 한 잔에 다시금 힘을 얻어서인지 여행길은 한층 더 신이 났다. 한강 여주보에서는 세종대왕과 관련된 다양한 것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가는 곳마다 다양한 볼거리가 많아서 누구에게라도 자전거 여행이 아니더라도 이런 여행을 꼭 권해보고 싶다.

다시금 달려서 한강문화회관에 도착해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꿀맛이었다. 전에는 길거리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은 상상도 못했는데, 자전거 여행을 하고서는 길거리에서 먹는 행복감도 느껴본다. 어느 누구도 이상하게 보지 않고, 오히려 웃으면서 대하는 모습을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리고, 수줍게 다가와 나와 사진을 찍자는 꼬맹이의 제안에 당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지금도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오면서 그 녀석이 보고 싶어진다. 어쩜 사람들은 이런 맛에 여행을 하는가 보다. 때론 내가 왜 이런 무모한 짓을 할까 생각도 하지만 오직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있어 자꾸만 나를 달리게 하는 것 같다.

잠깐의 달콤한 휴식을 끝내고 끝을 향해 달렸다. 아무 사고 없이 즐거웠으며 행복한 이들과의 만남이 있었던 1박 2일의 한강종주(국토종주) 여행은 나의 추억 속에 자리하고 있다. 추억이란 자꾸만 꺼내 보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또 그 추억을 찾아 여행을 나선다.

윤혜정(자전거타기운동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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