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랑방 부지 기증한 류재성 거창군 예비군기동대장

입력 2013-01-22 11:59:27

마을총회 참석 후 대대로 물려받은 땅 바로 내놔

마을회관 부지를 기증한 류재성 거창군 예비군기동대장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신축한 마을회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마을회관 부지를 기증한 류재성 거창군 예비군기동대장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신축한 마을회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자신의 땅을 고향 마을을 위해 선뜻 기증한 예비군 지휘관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육군 제39보병사단 류재성 예비군지휘관(49'거창군 예비군기동대장)으로 부모 등 가족들이 함께 지내왔던 고향 경남 거창군 주상면 외장포마을 마을회관 신축에 1천만원 상당의 논 330㎡를 선뜻 내놓았다.

마을회관 신축 사업은 지난해 거창군의 예산에 방영됐지만 옛 건물을 허물고 공사를 시작하려하자 기존의 땅 소유자가 여러 명 겹치는 상황이 벌어진 가운데 지주들이 각자 재산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서면서 건축 동의를 얻지 못하게 됐다.

이때부터 이 마을 백온성(54) 이장은 건물을 지을 땅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으나 부지를 못구해 결국 예산을 반납하게 될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 2월 주민들은 총회를 열고 신축비용 8천만원의 처리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때 총회에 참석한 류재성 대장이 회의 내용을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자신 소유의 땅을 기증 하겠다고 밝혔다.

그 후 류 대장이 기증한 땅에 지난해 4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같은 해 12월 준공, 현재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백 이장은 "마을의 큰 현안이 해결돼 너무 고맙고 기쁘다"며 "우리 마을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류 대장은 "입대 전까지 살던 곳에서 예비군지휘관 생활을 하며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오던 터였다"며 "조상들이 물려준 땅을 내 땅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의미있는 곳에 활용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류 대장은 1984년 3사 21기로 임관해 전후방 각지에서 근무하다가 소령으로 전역한 이후 2000년부터 고향 거창에서 예비군지휘관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이 사연은 강연석(49'거창읍) 씨가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전할지 생각하다 이달 11일 국방부장관 앞으로 서신을 보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미담을 전해 들은 육군 제2작전사령관 김요한 대장은 18일 류 대장에게 격려하는 편지와 표창장을 수여했다. 거창'김도형기자 kdh02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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