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르노삼성자동차가 출시한 뉴 SM5 플래티넘은 3세대 SM5를 부분 변경한 모델이다. 하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그 이상이다. 특히 외관 디자인은 풀체인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확 바뀌었다. 변화의 중심은 전면부다. 밋밋했던 보닛에 두 개의 라인을 추가해 역동성을 살렸다. 낮아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하게 빠진 헤드램프는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실내 디자인도 몇 가지 액센트를 더해 변화를 줬다. 시트 디자인과 소재가 바뀌었고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는 심플하게 정리가 됐다. 내비게이션 아래쪽으로 각종 조작 버튼들이 일자형을 이루며 나란히 정렬되어 있고 조작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숫자판도 키웠다.
◆편의'안전사양 업그레이드
타이어 공기압을 자동으로 체크해 알려주는 시스템과 에코 모니터링 시스템이 기본 사양으로 들어갔다. 에코 모니터링 시스템은 주행 패턴에 따라 계기판 엔진회전계 아래에 있는 에코 램프가 녹색, 노란색, 주황색으로 바뀌면서 '친환경 운전'의 정도를 보여준다.
또 첨단 옵션 사양으로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과 스마트 커넥트, 오토 클로징 등이 추가됐다.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은 사이드미러로 확인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차가 접근할 경우 경고등을 켜서 운전자에게 알려 준다. 스마트 커넥트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과 비디오 등을 차량 모니터를 통해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아울러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SK T맵의 실시간 교통 정보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오토 클로징은 스마트카드를 소지한 채 차에서 일정 거리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문이 잠기고 도어에 손을 넣으면 센스가 인식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시스템이다. 스마트카드만 갖고 있으면 차를 타고 내릴 때 번거롭게 차문을 열고 닫을 필요가 없다.
가격은 PE 모델 2천220만원, SE 모델 2천350만원, SE Plus 모델 2천510만원, LE 모델 2천660만원, RE 모델 2천810만원으로 이전 모델에 비해 가격은 30만~40만원 정도 인상됐다. 하지만 고급 사양들이 추가된 점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은 없는 셈이다.
◆뛰어난 정숙성, 고속주행에선 아쉬움
시승은 상인네거리~중부내륙고속도로 지선 남대구IC~달성IC~달성산업단지를 거쳐 다시 상인네거리로 돌아오는 순환 코스에서 이루어졌다. 시내에서는 나무랄 곳 없는 주행력을 과시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 마치 얼음판 위를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속도가 붙었다. 자동 무단변속기를 탑재한 덕분에 급가속 시에도 기어 바뀜으로 인한 튕김 현상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또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이 뒤에서 접근하는 차량 정보를 수시로 알려주어 차로 변경이나 끼어들기를 할 때 한결 수월했다. 하지만 고속주행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20㎞를 넘어서자 원하는 만큼 시원스럽게 가속이 붙지 않았다. 시속 140㎞를 넘기려면 인내심을 갖고 가속 페달을 밟아야 했다.
고속주행에서 가속력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지만 정숙성은 최고 수준이었다. 시동이 걸린 사실을 알지 못할 정도로 엔진 소리가 조용했다. 시속 120㎞ 이상으로 질주를 해도 엔진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풍절음도 잘 잡아 소음으로 인한 불만은 제기하기가 어려웠다.
차량 폭을 30㎜ 늘리고 높이를 5㎜ 낮춘 덕분에 승차감도 뛰어났다. 특히 운전석 높이가 조수석보다 낮아 마치 스포츠카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무게중심을 낮춰 승차감을 높이려는 요즘의 경향을 충실히 반영한 느낌이 들었다.
가벼운 핸들과 가속 페달은 적응 시간을 요했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핸들로 인해 유턴을 하거나 커브길을 돌 때 조금만 힘이 들어가도 필요 이상으로 차가 돌아갔다. 가속 페달은 살짝만 밟아도 툭 튀어 나갈 정도로 예민했다.
내비게이션은 대시보드 깊숙이 위치하고 있어 손가락 터치가 다소 불편한 것이 흠이었다.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있는 조이스틱이 운전석 옆에 부착되어 있지만 다이얼을 돌려 자음과 모음을 맞추는 방식이어서 오히려 더 번거로웠다. 조이스틱은 내비게이션 조작보다 내비게이션에서 라디오 또는 비디오로 전환할 때 사용하는 것이 더 적합해 보였다.
뉴 SM5 플래티넘은 중형 패밀리 세단으로 시장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 내수 판매 목표를 5만 대로 잡았다. 출발은 순조로운 편이다. 출시 일주일 만에 2천200대가 계약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뉴 SM5 플래티넘은 르노삼성자동차가 명예 회복을 위해 야심 차게 출시한 차다.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된 국내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뉴 SM5 플래티넘 신규 사양
·전면부 변화(보닛에 두 개 라인 추가, 낮아진 라디에이터 그릴, 날렵하게 빠진 헤드램프).
·실내 디자인(시트 디자인과 소재변경, 각종 조작 버튼 일자형, 숫자판 확대).
·타이어 공기압 체크 시스템과 에코 모니터링 시스템 장착.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과 스마트 커넥트, 오토 클로징 등 첨단 옵션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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