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얇아진 지갑…반영 정육·수산물·과일세트 등 실속형 선물 강세 띨듯
장기 불황으로 다가오는 설에도 실속 선물이 강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들도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중저가 선물의 종류와 물량을 지난해 설이나 추석보다 늘려 준비한다. 다만 올해도 여전히 명절 선물 양극화로 고급 선물 세트의 프리미엄화도 계속되고 있다.
◆정육'수산물은 지난해 가격 수준
정육세트와 수산물 선물세트의 가격은 지난해 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육 선물 상품은 한우 사육 두수가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설에도 가격 안정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 선물세트 중 인기가 높은 굴비의 경우 비축물량으로 인해 공급이 원활해 예년과 비슷한 가격 수준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전복은 태풍의 피해로 폐사량이 많아 산지 가격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멸치도 가을 어획량이 줄어 10% 정도 가격이 올랐다.
청과선물세트의 주력품목인 사과와 배의 경우 지난해 여름 수차례의 태풍에 따른 낙과 피해로 현지의 생산량이 많이 줄어들었다. 선물용으로 적합한 크기나 당도의 과일이 예년보다 많지 않아 우수한 상품을 확보하려는 경쟁으로 사과, 배 선물세트의 경우 지난해 대비 10%대의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대신 밀감, 한라봉 등 제주과일 등은 작황이 좋아 가격이 안정됐고, 곶감도 풍작을 이뤄 사과와 배를 대체할 과일 선물로 주목받고 있다.
농산물은 산지 작황 부진에 따른 견과류 가격이 다소 상승되고 태풍의 영향으로 고품질의 수삼가격이 15% 수준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환율가격 및 유가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공산품의 가격은 5~10%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관계자는 "정육세트는 선물로 항상 인기가 높은데다 가격도 안정돼 유통업체별로 물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측된다"며 "청과 선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과와 배, 생활용품과 가공식품 등의 선물세트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다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실속 명절선물 인기
대구지역 유통업계는 장기불황 속에 소비자들의 명절선물 부담을 덜기 위해 저렴하면서도 알찬 선물들을 선보이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중저가 선물 수요 확대를 예상하고 물가안정 기획상품인 '굿 프라이스'(Good-price) 제품군을 예년보다 늘리고, 물량도 30% 이상 확대해 준비했다. 대표 상품으로 9만원대 1등급 Fresh 한우 선물세트, 4만원대 굴비세트, 5만원대 한라봉세트, 3만원대 산청곶감세트와 멸치'견과 혼합세트 등이 있다.
특별한 선물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한 고급 선물세트도 마련했다. 고급화로 개발된 최고급 선물 상품인 '더 프라임'(The-PRIME) 제품군은 지역친화 선물상품으로 선보이는 경상도 우수 선물 상품인 '경상도 별미별곡', 전통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장류 선물 상품인 '장인명가'(匠人名家) 등을 새롭게 기획했다.
롯데백화점도 소비여건 불안을 고려해 실속형 상품에 신경을 썼다. 10만~20만원대 중저가 선물세트 비중을 지난해 설보다 20% 늘리고, 정육의 경우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되 용량을 낮춘 제품들을 준비해 가격 부담을 줄였다. 계속되는 불황에도 최고가 프리미엄급 선물의 여전한 인기에 100만~400만원대의 선물군도 구비했다. 100만원인 '왕의 차' 세트의 경우 최고급 우전차인 일창일기의 일화개와 유기농 전환기 7년산 장뇌삼차를 김익기 나전칠기함에 담았다.
현대백화점은 정육, 청과, 전복 등 고객이 원하는 구성, 가격에 따라 맞춤형으로 별도 제작해 실속을 챙겼다. 명절 인기 선물 한우 세트도 20만원 내외로 다양하게 준비했다. 명인들이 만든 장류, 반찬 등을 담은 브랜드 '명인명촌'은 알찬 구성과 고운 선물 포장으로 선물하는 이의 마음을 담았다.
저가 실속 선물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이마트는 저가로 기획한 '가격 혁명 세트'를 지난해 설보나 20% 가까이 늘려 90여 품목, 물량도 20% 확대해 준비했다. 가장 저렴한 선물세트는 2천900원대의 양말 2족 세트다. 또 태풍으로 인해 가격이 오른 사과와 배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이마트는 사전 물량 확보'비축을 통해 사과는 지난해보다 10~20% 저렴하게 판매하고, 시세가 30%가량 오른 배는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 지난해 수준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