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이책!] 그들이 세상을 지배해왔다

입력 2013-01-19 07:59:37

그들이 세상을 지배해왔다/알랭 소랄 지음/이현웅 옮김/갈라파고스 펴냄

혁명과 계몽을 통해 신과 왕이 사라지고 난 뒤 가장 큰 수혜자는 누구였을까. 왜 케네디는 암살당하고 드골은 실각했을까. 알랭 소랄은 이에 대해 세계사의 이면에서 은밀히 작동해온 금융권력을 지목한다. 소랄은 금융권력에 대항한 자들이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보여주고, 현대 세계의 절대 권력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저자는 자유와 평등을 대의로 한 프랑스혁명의 실질적 승자가 민중이 아니라 금전권력을 가진 부르주아지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금융이 교회와 왕의 권력에서 벗어나 배타적인 대출권과 화폐발행권을 얻으면서 어떻게 패권을 확장시켜 나갔는지 살펴본다. 국제무대에서 지배력을 행사하는 권력형 네트워크들이 금융의 이해관계를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민주주의의 폐기와 '자본'의 완전한 권력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일대생의 비밀모임인 스컬 앤 본즈, 미국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모인 보헤미안 클럽, 미국과 유럽, 일본 인사들이 모인 트라이래터럴 커미션 등 폐쇄적인 클럽들이 그 예다. 지금 금융은 세계주의를 내세우고, 금융의 편에 선 지식인들은 세계주의를 우리가 도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로 제시한다. 하지만 세계주의가 진행되자 국가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하나의 세계 질서에 융합되고 있다. 이러한 금융권력의 지배 과정 속에서 금융에 반항할 수 있는 세력들은 누구일까? 저자는 이슬람세계와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을 금융권력에 맞설 수 있는 세력으로 꼽는다. 그는 '역사의 진보'를 부정하며 절대권력이 모습만 달라졌을 뿐 계속 존재해오고 있다고 말한다. 역사의 이면에 숨겨진 흥미롭지만 섬뜩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264쪽, 1만3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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