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 수능, 과목별 대비법] (상)-국어

입력 2013-01-15 07:18:12

벼락치기 공부 안돼, 미리부터 속독 연습

공부를 한다 해도 금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과목이 국어다. 능인고 민송기 교사는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어 고득점을 위한 방법으로 능인고 송성민 군은 독서를 들었고, 임영재 군은 시험 때 틀렸던 부분을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공부를 한다 해도 금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과목이 국어다. 능인고 민송기 교사는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어 고득점을 위한 방법으로 능인고 송성민 군은 독서를 들었고, 임영재 군은 시험 때 틀렸던 부분을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뿌리가 튼튼해야 바람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대입에서 수능시험이 그렇다. 수시모집이 확대되고 대학별고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대입 준비의 뿌리인 수능시험 준비가 제대로 돼야 체계적인 입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의 비중이 절대적이고, 수시모집에서도 수능 성적을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하는 대학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올 11월 7일 치러질 2014학년도 수능시험은 여태까지와 달리 변화의 폭이 크다. 언어'수리'외국어영역이 '국어' '수학' '영어'로 이름을 바꿔 달면서 출제 경향이 교육과정을 충실히 반영하는 쪽으로 전환된다. 특히 선택형 수능시험으로 바뀌면서 쉬운 A형과 그보다 어려운 B형으로 나뉘게 돼 수험생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에 매일신문사가 대구시교육청, 대구시진학지도협의회와 함께 다음달 2일 계명대 채플관에서 진행하는 '예비 고3 학부모를 위한 2014 대입 아카데미'에 강사로 나서는 지역 고교 교사들과 과목별 성적이 뛰어난 예비 고3 학생들을 만나 3회에 걸쳐 수능시험을 대비한 국어, 영어, 수학 학습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꾸준함이 답', 능인고 민송기 교사

언어영역, 이젠 국어라 불릴 시험은 공부해도 좀처럼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학생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부분은 어떤 것이며, 겨울방학 동안 반드시 챙겨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EBS 교재 집필위원이며 각종 시험 출제위원을 지낸 능인고 민송기(국어) 교사를 만나 국어 준비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민 교사 역시 국어가 공부한 만큼 쉽게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일정 수준에 이를 경우 만나는 문턱을 넘으면 가장 쉽게 점수를 올릴 수 있고, 3학년이 돼서도 고득점을 노릴 수 있는 과목이라고 강조했다.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죠. 하위권 학생일수록 글을 빨리 읽는 게 잘 되지 않아서 점수가 안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 문제를 풀 시간을 충분히 주면 상'하위권의 정답률 차이는 크지 않아요. 시간을 정해 두고 기출문제를 읽는 연습을 충분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민 교사에 따르면 글을 읽을 때도 요령이 있다. 세부적인 것보다는 글의 첫 부분을 통해 전체의 틀을 살피고, 중심 문장을 찾아 핵심을 파악하는 식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 인내를 갖고 기출문제를 풀면 글의 일정한 패턴도 발견할 수 있다.

"실제 문제를 출제하다 보면 1천200~2천 자 정도로 지문을 구성하고 거기서 문제를 만들려면 글을 일정한 틀에 맞춰 다듬을 수밖에 없어요. 이로 인해 그 틀을 체득하면 글의 첫 부분만 읽어도 전체가 눈에 들어오는 거죠."

중'상위권 학생들 가운데 시험 성적에 기복이 있는 것은 주로 문제에 사용되는 어휘와 배경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 민 교사는 정부의 EBS 교재 연계 출제 방침에 변화가 없어 EBS 교재와 기출문제를 철저히 분석한다면 기복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에 적응하지 못해 답을 잘못 적는 상위권 학생들도 마찬가지.

"여학생들 경우 과학 지문에서 자료나 그래프를 이용한 문제가 나오면 틀리는 경우가 잦죠. 하지만 답이 나오는 지점을 이해하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려요. 기출문제를 풀면서 어떤 방식으로 답이 나왔는지 살펴보면 새로운 유형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민 교사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이번 수능시험 출제 목표가 예전과 달리 사고력 측정에서 성취도 평가라는 점이다. 지난 수능시험까지는 모든 답의 근거는 주어진 지문과 보기 안에서 나오도록 했으나 이번부터는 교육과정상의 성취 기준을 먼저 확정하고, 그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지문을 선정하고 문제를 만든다는 것. 이 때문에 문학의 경우 '심미적 태도'처럼 교육과정상 용어들이 직접 노출되기도 하고 문제에는 없으나 교과서 속 지식이 답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교과서의 기본적 이론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새로 도입된 화법, 비중이 크게 강화된 문법, 새 유형이 대거 등장하는 작문의 경우 교과서의 이론 지식을 숙지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요. 새로 나올 EBS 교재에는 이론 부분에서 각 교과서들의 핵심을 뽑아서 이론편에 제시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특히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꼽는 국어 학습 방법은? 능인고 2학년 송성민'임영재 군

인문계열인 송성민 군은 다른 어떤 과목보다 국어 과목이 자신 있는 경우다. 굳이 학습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않아도 수능시험 모의평가를 치면 국어만큼은 1등급을 고수한다. 다른 학생들이 보기엔 얄미울 수도 있는 스타일. 송 군에게 국어 학습 비결을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지만 다들 막상 듣고 나면 별것 아니라고들 한다. 송 군이 밝히는 비결 아닌 비결은 독서이기 때문.

"1, 2학년 때 책을 많이 본 게 도움이 돼요. 공부하다 쉴 때, 버스를 타고 학교를 오갈 때 휴대전화 게임 등 다른 것을 하는 대신 책을 읽는 경우가 많았죠. 한국 현대소설을 읽거나 '다빈치 코드'처럼 흥미진진한 외국 소설도 읽고요. 머리를 식히고 나면 집중력을 되살리는 데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 덕분에 송 군은 시험을 칠 때 긴 지문이 나와도 당황하는 경우가 없다. 글 읽는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핵심을 파악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평소 책을 읽으면서 국어 시험에서 필요한 능력들이 자연스레 몸에 밴 것이다.

"사실 3학년이 되면 따로 책 읽을 시간을 내기 쉽지 않겠죠. 수업 때 충실히 하는 방법뿐일 겁니다. 하지만 후배들에겐 틈틈이 책을 많이 읽으라고 권하고 싶어요. 익숙해지면 국어 시험을 따로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송 군도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다. 평소 쓰는 말이 아닌 고전 부분이 그것. 별도의 배경 지식이 없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보니 송 군은 교과서나 각 문제집에서 고전 부분을 따로 빼내 학습하고 있다.

자연계열인 임영재 군은 의대 지망생. 전 과목 성적이 고루 최상위권이다. 자연계열이다 보니 수학과 과학에 더 신경을 쓰는 게 사실이지만 국어도 소홀히 할 순 없다. 임 군은 전체 학습 시간의 20% 정도를 국어 공부에 할애하고 있다. 다른 과목처럼 한 번 틀린 유형의 문제는 반드시 재확인하는 것이 임 군의 국어 학습 방법.

"문학 부문이 늘 까다롭게 여겨지는데 이 부문 문제들을 여러 책에서 뽑아내 집중적으로 풀어보고 있어요. 자연계열이 칠 A형 시험은 기존 수능시험보다 쉽게 나온다는데 실수가 있으면 성적이 뚝 떨어지겠죠? 틀렸던 문제는 꼭 다시 학습하고 넘어가야 실제 수능시험 때 실수를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채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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