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손가락 많이 써 발병…혈액순환 문제로 오인
주부 한영순(가명'50) 씨는 자다가 깰 정도로 손이 자주 저렸다. 손을 털어봐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동네 의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약을 먹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약을 먹었지만 점점 손가락 힘은 약해지고, 저렸던 손가락 끝 부분은 아파오기 시작했다. 급기야 손에 힘을 줄 수가 없어서 설거지를 하다가 접시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손이 저려 털거나 흔들어 준다 ▷손이 저리고 아파 밤에 자다가 깬 경험이 있다 ▷손의 힘이 약해지거나 물건을 떨어뜨린 적이 있다는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손 저림 증상, 잘못 치료하는 경우 많아
문제는 이런 증상의 원인을 흔히 잘못 알고 있다는 것. 흔히 혈액순환 장애나 단순한 만성 통증, 뇌졸중의 한 증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고, 산후조리를 잘못해서 생긴 것으로 오해한다.
손 저림은 손목이나 손가락의 과도한 사용으로 손목 중앙을 지나가는 터널 모양의 신경이 주위 힘줄이나 힘줄 싸는 막에 의해 압박을 받아 발생하는 '신경압박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드물지만 손목 안에 생긴 작은 혹이 신경을 눌러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손 수술 중에서 가장 흔한 수술이지만 비교적 아픈 것을 잘 참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손 저림 자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정확한 치료를 못 받아 심각한 손의 기능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손에는 운동과 감각을 담당하는 3개의 큰 신경이 지난다. 목에서 시작돼 손가락 끝까지 전깃줄처럼 퍼져나오는데, 근육들과 인대가 교차하는 부분에서 신경이 눌리기도 한다.
가장 흔한 것이 손목관절의 중간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눌리는 것이다. 이를 '손목 터널 증후군'이라고 한다. 엄지와 둘째, 셋째 손가락이 저리고 아픈 증상이 생기게 된다.
손목을 안으로 굽힌 상태에서 컴퓨터 자판기나 마우스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설거지나 청소, 빨래 등으로 손목 뒤틀림이 많은 주부에게도 흔하다. 무거운 물건이나 작업 도구, 진동이 심한 기구를 사용하는 근로자, 콩팥이 좋지 않아 혈액 투석을 하는 경우, 비만이나 당뇨병, 갑상선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이런 증상을 많이 볼 수 있다.
◆증상 심하다면 손목인대 절개 수술 받아야
무거운 것을 많이 드는 사람의 경우, 팔뚝에서도 신경이 눌릴 수 있다. 아울러 팔꿈치에선 넷째와 다섯째 손가락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이 눌린다. 팔꿈치 관절이 지나치게 바깥쪽으로 휘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손 저림 증세가 심하지 않고 통증이 약한 초기에는 손과 팔의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비타민 B와 소염제를 복용하며, 부목을 착용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손목이나 팔꿈치 관절이 굽혀진 상태로 힘든 일을 하는 것을 피하고, 약을 먹으면서 밤에는 손목이나 팔목을 펴주는 부목을 착용한 상태로 잠을 자는 것이 좋다.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와 마취약을 혼합한 약제를 신경이 눌리는 손목 부위에 3주 간격으로 2, 3차례 주사 맞으면 증상이 많이 호전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세가 지속되거나 힘이 약해지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수술은 어깨 쪽에 부분마취를 하고 손바닥에 약 2㎝ 정도 절개를 하고 신경을 압박하는 손목에 있는 수평인대를 절개하는 것이다.
더블유병원 우상현 병원장은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손 저림을 겪거나 감각이 더 무뎌지는 환자들이 있는데, 대부분 신경을 누르는 손목인대를 완전히 절개하지 못했거나 손목인대를 열 때 신경을 다치게 한 것이 원인"이라며 "손목인대를 완전히 다시 절개하거나 손상받은 신경을 현미경수술로 다시 연결하는 2차 수술을 통해 환자의 70%가량에서 증상이 나아졌다"고 했다. 우 병원장은 최근 제30차 대한수부외과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관련 논문으로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
도움말=W(더블유)병원 수부외과센터
우상현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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