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서 실업고 진학, 대구은행 새내기 우소현 씨

입력 2013-01-11 14:01:23

2013년 새출발 직장인…"임원까지 승진 할래요"

인문계에서 실업계로 전학을 감행해 대구은행 입사와 수석 졸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우소현 씨.
인문계에서 실업계로 전학을 감행해 대구은행 입사와 수석 졸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우소현 씨.

"제게 1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이 또 주어졌습니다. 2013년은 본격적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해이기 때문에 헛되게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구은행 대덕지점에서 창구 업무를 맡고 있는 우소현(19·여) 씨의 새해 각오다. 그녀는 고졸 신입 행원으로 입사해 지난달 3일부터 근무를 시작한 새내기 직장인이다. 24명의 입사 동기생 가운데 우 씨가 주목 받는 이유는 독특한 이력 때문이다. 그녀는 인문계(수성고)에서 실업계(경북여상)로 전학을 감행하는 쉽지 않는 결정 끝에 대구은행에 입사했다.

"처음에는 남들처럼 대학에 가려고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을 했죠. 실업계 고등학교에 대한 선입견도 있었기 때문에 인문계 진학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실업계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큰 아버지의 조언을 듣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일찌감치 능력을 키우는 것이 먼 장래를 생각하면 오히려 유리하다는 큰 아버지의 말을 듣고 몇 날 며칠을 고민한 끝에 전학 결심을 굳혔다.

다행히 부모들도 우 씨의 의견을 존중해 준 덕분에 전학 절차는 일사천리로 이루어져 1학년 1학기 때 경북여상으로 학적을 옮겼다.

"처음에는 잘한 선택인지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적응을 못하면 어쩌나 고민도 했구요." 하지만 그녀는 실업계 고교를 다니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편견이 깨어졌다고 했다. 인문계 못지않게 학구열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감으로 전학 후 공부에 매달렸다. 그 결과 대구은행 취업과 올 2월 수석 졸업이라는 두 마리 도끼를 모두 잡았다.

"후회 없는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전학할 때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친구들도 이제는 부러워합니다. 하는 일도 적성에 맞아 자부심도 느낍니다."

그녀는 내년에 야간 대학 진학을 계획하고 있다. "공부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순서를 바꾼 것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는 대신 취직을 한 뒤 대학에 진학하는 선택을 한 셈이죠. 보다 안정적인 상태에서 자기 계발을 위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이 취업 후 대학 진학의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직장 생활에서의 목표도 뚜렷하다. "지금은 창구 업무를 하고 있지만 하고 싶은 일이 많습니다. 우선 펀드 관련 자격증을 따서 프라이빗뱅킹(PB) 업무를 해 보고 싶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 임원까지 승진하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우 씨는 목표가 있어야 실천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에 당돌하게 들릴지 모르는 포부까지 밝혔다고 했다. 특히 실업계로 전학을 한 뒤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바탕으로 장래 희망도 자신의 색깔대로 꾸며 나갈 생각을 당당히 표현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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