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32종 서식하고 있는 가마우지는 어부에게 물고기를 잡아주거나 관광객을 몰아주는 '돈벌이 새'로 유명하다. 일견 매정한 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아직 중국 계림이나 일본 이누야마 등에서는 길들인 가마우지를 고기잡이에 이용하거나 체험 관광 코스에 이용해서 돈을 번다.
먹이를 통째로 삼키는 가마우지는 혀가 퇴화되었으며 콧구멍이 없고 뾰족한 주둥이를 가져 물고기를 잡는 데 선수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미천이나 팔당호 주변 작은 섬, 춘천 의암호 버드나무 군락지를 포함한 경기도 경남 울릉도 제주도 등지에 서식하고 있다.
자맥질에 능한 가마우지들은 물갈퀴가 달린 두 발로 힘차게 먹이를 잡아도 삼키지 못하고 뱉어야 살 수 있다. 어부들이 목에 매단 끈이나 쇠줄을 잡아당겨 가마우지를 끌어내고, 억센 힘으로 목을 눌러 잡은 먹잇감을 뱉어내야 풀려난다. 풀려난 가마우지는 다시 물고기를 잡고, 어부는 대여섯 마리 이상 물고기를 잡아와야 한 번쯤 가마우지가 주린 배를 채우도록 허용한다.
한때 '한국 경제는 양자강의 가마우지'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실속이 없었다. 한국 기업의 가마우지 신세는 카메라가 달린 모바일폰의 인기가 높아지자 이미지 센서를 만드는 소니, 마쓰시타, 산요가 돈을 버는 것에서도 볼 수 있다. 일본 기업들은 엄청난 위험부담과 설비투자를 감수하면서 어렵게 버는 것이 아니라 전혀 위험부담 없이 한국 기업들에 앉아서 핵심 부품을 파는 것이다.
오늘부터 박근혜 당선인 인수위가 정부 부처의 업무 보고를 듣는다. 박 당선인은 우리나라 300만 기업체의 99%를 차지하고, 전체 고용 인력(1천175만 명)의 88%가 근무하는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으로 커가고, 대기업으로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천명했고,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할 정도로 애정을 표했다.
이제 우리 중소기업들도 국내 대기업 하청에만 목숨 걸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는 포부를 가져야겠다. 그러려면 현재 임금 수준으로 중소기업에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기 어렵다. 시장조사를 통해서 일류 기업 이상 수준의 과감한 보상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이번 국회에서 많이 삭감된 R&D 예산의 중소기업 지원, 그리고 창의적 제품개발을 위한 탄력적 조직 운영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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