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업무보고 순서, 새 정부 부처 파워"

입력 2013-01-10 10:22:44

중기청 복지부 국방부 11일 업무보고 스타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1일부터 정부 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정책부터 먼저 챙겨볼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업무보고 순서가 차기 정부에서의 각 부처 '파워'가 될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의 9일 발표에 따르면 중소기업청과 보건복지부, 그리고 국방부가 첫날인 11일 업무보고에 참여한다.

박 당선인이 경제관련 분과에서 중소기업청을 첫 보고처로 선택한 것은 '친(親)중소기업' 행보가 반영된 것이다.

박 당선인은 선거 후 경제관련 단체로는 중소기업중앙회를 처음으로 방문해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며 인수위 전체회의에서도 "중소기업중앙회분들이 계속하는 이야기가 이런저런 정책보다 손톱 끝에 박힌 가시 하나 빼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 당선인은 폭발하고 있는 국민들의 복지수요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해 업무보고 첫날 복건복지부 보고를 포함시켰다. 대선과정에서 강조한 만 5세까지의 국가 무상 보육과 무상 유아교육, 4대 중증질환 진료비 국가 부담 등의 복지공약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둘째 날인 12일에는 국세청, 셋째 날인 13일에는 기획재정부가 업무보고에 나선다.

국세청의 업무순서가 상위에 배치된 이유는 박 당선인이 공약 실천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세제를 개편하기보다는 지하경제 양성화 등 세정활동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위 파견 공무원 가운데 국세청에서 첨단탈세방지담당관, 세원정보과장 등을 지낸 2명이 포함됐다. 반면 경제 정책 사령탑 역할을 맡아왔던 기획재정부는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는 분위기다.

지식경제부는 산하 외청인 중소기업청의 보고 하루 뒤인 12일에 업무보고를 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분과 업무보고 닷새째인 15일에 업무보고에 참여한다.

일각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보고가 뒤로 미루어진 것을 두고 '경제민주화 후퇴'가 아니냐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당시 경제 부문 첫날 업무보고를 했던 금융위원회는 이번엔 다섯 번째로 후순위로 배치됐다.

또한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중앙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보다 먼저 업무보고를 하는 상황과 관련해선 과학기술과 미래 선도 연구'기획을 하는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당선인의 일자리 '늘'지'오'(늘리고, 지키고, 올리고) 정책을 담당할 고용노동부는 경제분과 업무보고 중간인 14일로 잡혔다.

비경제 분과에서는 국방부가 문화재청, 기상청과 함께 11일 첫 업무보고 부서로 정해졌다. 북한의 핵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안보태세 강화에 대한 박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12일로 예정된 국가정보원, 법무부, 대검찰청 업무보고도 관심사안이다. 박 당선인은 대검 중수부 폐지, 차관급 검사장 축소 등 검찰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상태여서 냉기류가 흐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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