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등판 문희상 "문재인 역할론"…민주 비상대책위원장 선출

입력 2013-01-10 10:23:48

"정치쇄신 관련 적임자 비대위 계파 초월 인선" 조기전대 당권경쟁 가

민주통합당이 관리형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하고 본격적인 당권경쟁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9일 오전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임시 당 대표 역할을 맡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문희상(68) 전 국회부의장(5선'경기 의정부 갑)을 합의 추대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대선 패배 후유증을 조기에 수습하고 대선 결과에 대한 냉철한 평가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민주당의 쇄신과 변화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선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엄중한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았다"며 "모든 기득권을 다 버리고 '백척간두 진일보'의 각오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민주당을 바꾸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문 비대위원장은 경기도 의정부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민주연합청년동지회 중앙회장, 평민당 창당발기인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제14'16'17'18'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지난 2005년 집권당인 열린우리당 대표를 역임했으며 지난 18대 국회에서 전반기 부의장을 맡은 바 있다.

문 비대위원장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대선기획단장을 맡은 후부터 친노 인사로 분류되고 있으나 개혁성향의 초'재선 의원들은 물론 다소 보수적인 중진들로부터도 소통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아울러 민주당은 문 비대위원장이 조속한 시일 내 전당대회를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냄에 따라 당권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뜻을 표시했다. 정치권에선 이르면 오는 3월 중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선 패배 책임론을 피해가려는 당내 주류와 민주당의 체질 개선을 명분으로 당권교체를 요구하고 있는 비주류의 일전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히 범주류 초'재선 의원들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내세웠던 박영선 의원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게임의 규칙을 정할 비대위원장 인선이 마무리된 만큼 이제부터는 당내 각 계파 간 이합집산을 통한 세 불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주류와 비주류 간 진검승부가 전개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재선의 김영록 의원을 사무총장, 3선의 변재일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임명하며 비대위 진용구축에 속도를 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내 각 계파를 아우르는 추가 인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전당대회 준비는 연륜 있는 정대철'정동영 상임고문 중 한 분이, 대선 평가는 김한길 의원이, 정치쇄신은 문재인 전 후보가 하면 좋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선거 평가는 비주류 쇄신파에게, 당의 숙제인 쇄신은 문 전 후보와 주류에게 맡기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문 비대위원장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연도 화제가 되고 있다. 문 비대위원장은 지난 2002년 한 일간지에 연재됐던 '정가 칭찬릴레이'에서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였던 박 당선인을 지목하며 "균형감각이나 역사 의식이 뛰어나다"며 "한마디로 나무랄 데 없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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