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구입비가 해마다 치솟는 가운데 안동 경일고등학교가 12년째 '교복 대물림' 행사를 이어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졸업생들의 교복을 무상으로 후배들에게 전해줌으로써 교복값 걱정을 덜고 재활용의 가치와 모교 사랑 정신을 가르치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이 학교 신입생이나 재학생은 누구나 학교 내 생활지도실에 문을 연 '교복 물려주기 코너'에서 몸에 맞지 않는 교복을 교환하거나 무상으로 가져갈 수 있다. 교복 물려주기 코너에는 기증받은 교복을 정갈하게 손질한 뒤 쉽게 원하는 사이즈를 찾을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진열했다.
올해도 졸업생 172명이 기증한 동복 118벌과 하복 81벌이 추가로 진열돼 학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졸업을 앞둔 김연한(19'옥동) 군은 "교복을 물려주는 3학년 졸업생들은 새 옷처럼 깨끗이 세탁해 기증하거나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짧은 글귀를 주머니에 넣어 두기도 한다"며 "3년 전에 입학할 때도 이곳에서 받은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녔다. 교복 대물림은 학교와 선배님들에 대한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학생 권오영(17'용상동) 군도 "우연히 교복 주머니 안에서 선배님들이 남긴 글귀를 찾으면 소중한 마음의 선물까지 받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하고 따뜻해진다"고 했다.
교복 대물림 사업이 소문나면서 교복 물려주기 코너를 찾는 학생들도 부쩍 늘었다. 졸업과 입학을 앞둔 요즘에는 하루 평균 10여 명씩 들러 옷을 골라가거나 교환하고 있다. 올 들어 새 주인을 만나 나간 교복만 벌써 30여 벌이다.
강인순 교장은 "'교복 물려주기' 운동은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학생들에게는 자원 재활용과 근검절약 정신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며 "여기에 선후배 간의 정까지 두텁게 하고 있어 지역사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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