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로 나이 든다는 건 올바로 사랑하는 것이고, 올바로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랑으로 내가 자라고 서로를 키우는 것입니다. 친구, 배우자, 애인, 아들과 딸, 누구든, 우리가 그를 사랑하여 우리의 시야가 넓어지고, 더 많은 사람에게 친절하게 되면, 우리는 올바로 사랑하는 것이며 올바로 나이 드는 겁니다. 어떤 사람에 대한 내 감정이 내 시야를 좁게 만들고 나를 이기적으로 만들면, 나는 올바로 사랑하는 것도 올바로 나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김흥숙의 '우먼에서 휴먼으로' 중에서)
'철부지'는 철이 없는 아이를 뜻한다. '철'이란 '계절'을 뜻하기도 하는데, 계절의 변화를 모르면 철을 모르는 법이다.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나이를 먹어도 옳고 그름을 모르는 어른도 철부지에 다름아니다. 2013년 새해가 밝았다. 한 해의 출발이니만큼 개인적인 소망은 올해는 사리를 가릴 줄 아는 힘 즉 '철'이 들고 싶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는 어떤 형식으로든 만남이 이어진다. 이 만남을 우리는 '교류'를 하고 있는가, '교유'를 하고 있는가를 되돌아보는 것도 괜찮다.
'교류'는 문화나 사상 따위가 서로 통함을 뜻하며 "남북한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 "예전에는 중국과의 문화적 교류를 통해 선진 문화를 받아들였다."로 활용한다. '교유'는 서로 사귀어 놀거나 왕래함을 의미하며 "생각해 보면 조병수와의 교유도 오랜 세월이다." "고금의 위대한 정신들과 말 없는 교유를 나누는 가운데 경신년의 나머지 날들은 흘러갔다."로 쓰인다. '교류'에서 흐를 류(流)는 흐르다, 전하다 등의 의미로, '교유'에서 놀 유(遊)는 놀다, 사귀다, 공부하다 등의 의미로 쓰인다. '교류'는 서로 전하여 통하는 것으로, '교유'는 서로 사귀어 적극적으로 통하는 것으로 보면 될 듯하다.
"신약에 대한 효능이 아직 검증된 바가 없기 때문에 시판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해고된 직원들은 해고 조치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앞서 예문에 나오는 '효능'과 '효력'에 대해 알아보자. '효능'(效能)은 효험을 나타내는 능력으로 "그는 자신이 만든 약품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로 쓰인다. '효력'(效力)은 약 따위를 사용한 후에 얻는 보람, 법률이나 규칙 따위의 작용이며 "진통제의 효력이 떨어져 환자가 진통을 호소했다."로 활용한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이 같은 구절이 나온다.
"여우가 말했다. '잘 가. 내가 비밀 하나를 알려줄게.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단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눈은 사물의 표면을 볼 수 있지만, 본질적인 것은 볼 수 없다.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소중한 것이 보인다. 교류를 하든 교유를 하든 마음의 눈으로 바라볼 때 효력을 발휘한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다.
성병휘<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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