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의 강추위…아파트 건설공사도 '올 스톱'

입력 2013-01-04 10:23:12

일감 없어 인력시장 우울…점심 시간 구내식당 북적, 낙상사고도 2배↑

강추위가 찾아온 3일 대구 칠성시장에서 한 노점상인이 연탄불에 시린 손을 녹이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강추위가 찾아온 3일 대구 칠성시장에서 한 노점상인이 연탄불에 시린 손을 녹이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3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동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인부 2, 3명만이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공사장을 드나드는 차량은 한 대도 없어 언뜻 보면 공사가 진행 중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공사현장 관계자는 "날씨가 너무 추워 콘크리트 타설 등 주요 작업을 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타설된 콘크리트는 온풍기를 이용해 양생하는 중이며 인부들 대부분은 보관된 자재가 얼어서 못 쓰게 되는 걸 막거나 자재 절단과 같은 온도에 구애받지 않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낮 최고기온이 영하 4℃를 기록한 3일 대구가 한파에 움츠러들었다. 건설공사 현장은 공사를 진행하는 대신 자재를 보존하는 데 신경을 더 썼고, 직장인들은 사무실 바깥으로 나가기보다는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파로 인한 낙상사고도 평년보다 훨씬 느는 등 한파가 시민들의 생활을 바꾸고 있다.

인력시장도 한파의 위력에 일자리가 뚝 끊어졌다. 대구시내 한 인력소개소 업주는 "날씨가 추워 관급공사는 일감이 끊긴 지 오래고 기업체 건설현장 일감도 다른 계절의 15~20%에 불과하다"면서 "일감도 없고 구직자들도 큰 공사가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잘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날씨가 추운 탓에 사무실 주변 식당도 울상을 짓고 있다. 북구 침산동의 한 식당의 경우 추운 날씨 때문에 인근 사무실에서 오던 점심식사 손님들이 평소보다 줄었다. 이 식당 주인은 "평소보다 손님 숫자가 10% 정도 적다"고 말했다.

반면 구내식당은 평소보다 사람이 늘었다. 서구청 관계자는 "평소보다 구내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며 "날씨가 추우니까 밖에 나가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파로 인해 도시철도 이용객은 늘었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지하철을 이용한 승객은 273만7천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6만1천912명보다 21%(47만5천163명) 증가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폭설로 인해 도시철도 개통 이래 최대 이용객이 몰린데다 한파로 인해 지상보다 지하 공간을 더 선호하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파로 인한 낙상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 지난달 대구에서는 낙상사고가 1천156건이 발생했다. 하루 평균 37건으로 최근 3년간 하루 평균 16건보다 130% 증가했다. 대부분 손목과 허리를 다치는 경우가 많았고, 심한 경우는 뇌진탕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눈길, 빙판길 낙상사고 예방을 위해 미끄럼 방지가 되는 굽 낮은 신발을 신거나 걸을 때 자세를 낮추고 평소 보폭보다 10~20% 줄여 걸어다니면 낙상사고를 줄일 수 있다"며 "신발에 밟히는 단이 긴 바지는 넘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빨리 119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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