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 뮤지컬 '레미제라블' 코제트 역, 이지수 씨

입력 2013-01-04 07:19:52

'뮤지컬 빠진 누나' 단번에 주연…사연 소개했던 남동생도 '깜놀'

대구 출신으로 첫 출연에 뮤지컬 대작
대구 출신으로 첫 출연에 뮤지컬 대작 '레미제라블'에 코제트역(장발장의 수양딸)을 거머쥔 뮤지컬 샛별 이지수 씨. 그녀의 미래는 한마디로 '반짝반짝'.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한국어로 초연되고 있는 '레미제라블'에서 사랑하는 남자, 마리우스와 애틋한 연정을 나누고 있는 모습.

'샛별'. 많은 별 중에 가장 상큼한 이름이다. 꿈이 담긴 별이다.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인물을 '샛별'이라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래 샛별은 새벽 무렵에 나타나는 태양계의 두 번째 행성 금성이다. 서양에서는 로마신화에서 미를 상징하는 여신의 이름을 따라 비너스라 부른다.

이 '샛별'은 태양처럼 빛을 발하는 전성기보다 더 푸르고 싱그럽다. 마치 프로야구 MVP보다 신인왕이 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듯이. 꿈이 있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희망의 새싹을 보이거나 무럭무럭 키워가고 있는 지역의 샛별들을 찾아 나선다. 반짝반짝 빛나는 다양한 분야의 샛별들을 만나보자.

1. 뮤지컬계의 샛별, 이지수 씨.

첫 출연에 초대형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제2의 여자 주연인 코제트(장발장의 수양딸) 역을 거머쥐었다. 대구에서 태어나 계성중-경북여고를 졸업한 뮤지컬계의 반짝반짝 샛별이 된 이지수(19'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1학년 휴학) 씨를 지난달 31일 '레미제라블' 공연이 한창 진행 중인 계명아트센터 배우 분장실에서 만났다.

외모부터 샛별이었다. 이 씨는 애띤 얼굴에 초롱초롱 맑은 눈의 소유자였다. 연말 계속되는 공연에 지칠법도 한데, 그런 기색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단답형으로 또박또박 대답하는 모습 속에서는 뮤지컬 배우로서 우뚝 서겠다는 뜨거운 의지도 엿볼 수 있었다. 샛별 이 씨와의 일문일답.

-첫 출연에 비중있는 역할은 맡았다.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지.

▶코제트 역, 대박이죠. 낙천적이고 도전정신이 강한 편이라 고생을 조금 해도 참을 수 있는데, 너무 큰 행운이 제게 찾아왔어요. 제가 아는 대구의 친구들은 많이 놀랐고, 주변에서도 큰 무대에 선 저를 보고 많은 박수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에 '뮤지컬에 빠진 누나'로 나온 것도 로또 당첨처럼 제 인생엔 큰 사건이었죠.

-KBS 예능프로 '안녕하세요'에 출연하게 된 것은 남동생의 순수한 의도였는지.

▶네. 제가 동생을 시켜서 사연을 접수하라고 할 수는 없죠. 그렇게 해서 뮤지컬 배우가 되고자 하는 마음도 없구요. 남동생 인제(고교 1년)가 뮤지컬에 빠진 누나를 둔 '죄'로 항상 상대 배역을 맡아서 노래를 불러야 하니 누나가 때론 귀찮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누나의 그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사연을 몰래 접수했죠. 뮤지컬을 사랑하는 제 평상시 모습이 방영됐어요. 단, TV 화면에 나온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한 연습장면(사진)은 연출이 가미된 것이었죠.

-벌써, 코제트 역으로 30회나 출연했는데 감회는.

▶제가 뮤지컬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큰 열정을 품고 있지만 연기나 노래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어요. 그래서 무대에 서는 제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분명한 것은 매회 공연 때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고마운 것은 주변 선배(특히 장발장 역의 정성화)들이 디테일한 것 하나하나를 친절하게 가르쳐줘요. 'In My Life'를 솔로로 부를 때는 다소 긴장되죠.

-무대에서 큰 실수를 하지는 않았는지.

▶하하!(자신있는 웃음). 다행히 아직 눈에 보이는 큰 실수는 없었죠. 공연기간 내내 컨디션도 좋았구요.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으니, 제가 많이 건강한 편이에요. 잔병치레도 별로 없구요. 다만 살은 조금 빼야 한다고 생각하죠. 배우는 자기 관리가 생명인데 새해에는 다이어트에도 조금 신경을 쓰려 합니다.

-부모 중에 누구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는지.

▶아버지, 어머니 모두 음악을 사랑합니다. 어머니는 중구 여성합창단 출신으로 노래를 잘하시구요. 어머니의 영향인지 저도 초등학교 시절에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에 오디션을 봐서 합격했죠. 아버지도 'Sound of Music'을 보고 너무 좋아하는 딸을 위해 세계 4대 뮤지컬을 포함한 많은 음반(CD)을 사다 줬죠. 지금도 제 노래 실력을 모니터해 줄 정도로 든든한 후원자입니다.

-대구 출신 뮤지컬 여배우가 제법 많은데 우뚝 설 수 있겠나.

▶"지난해 말 대구뮤지컬페스티벌이 만들어 중국시장에 진출한 뮤지컬 '투란도트'의 두 여주인공 박소연(투란도트 역), 설화(류 역)가 대구 출신이었죠."(기자가 먼저 운을 뗐다). 네! 두 선배는 저도 알고 있어요. 뮤지컬 도시를 표방하는 대구에서 좋은 배우들이 많이 배출되면 좋죠. 저도 실력을 키워서, 대구에서 제작한 뮤지컬에도 꼭 출연하고 싶어요. 대구 출신이라는 사실은 항상 잊지 않죠.

-출연료는 얼마나 받았나. 혹시 별명은 있는지.

▶신인급으로는 아주 높은 출연료를 받았죠. 금액은 밝힐 수 없지만 또래 신인급 배우들에서 비해서는 몇 배로 많은 출연료를 주시더라구요. 출연료는 제게 중요한 항목이 아니라 앞으로 더 좋은 무대에 많이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래요.(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별명은 밝히면 조금 그런데요. 유달리 반짝반짝 빛나는 이마 때문에 '샤이닝 마빡이'라고 하는데, 이건 좀 그렇죠.(독자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신문에 싣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무시했다.)

-2013년 계사년(뱀띠해) 풋풋한 새해 소망이 있는지.

▶첫 공연인데, 꼬박 1년을 무대만을 생각해야 해요. 이달 20일 대구공연이 끝나면, 다음 달 1일부터 3월 10일까지 부산공연, 그리고 4월부터는 오픈런(Open run)으로 서울에서 장기 공연에 들어가거든요. 다른 작품 섭외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구요. 오로지 코제트 역에 충실하려 합니다. 제게 뮤지컬 배우로서 내공을 쌓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매일신문 새해 샛별 시리즈에 첫 등장했으니, 앞으로 탄탄대로겠죠.(호호호!)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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