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속으로] 군대 이등병 시절 실수담

입력 2013-01-03 14:27:44

별들 놀래킨 이등병 군악병의 우렁찬 심벌즈 소리

저는 강원도 홍천에 있는 76사단에서 군 생활을 했습니다. 1998년 1월 몹시 추운 겨울에 입대한 저는 신병훈련이 끝난 3월 쯤 이등병 '작대기'를 하나 달고 자대 배치를 받았습니다.

저의 보직은 군악병이었습니다. 제가 덩치가 좀 있는 탓에 선임들이 타악기를 맡겼습니다. 한참 선임들의 눈치를 살피며 긴장 속에서 지내던 이등병 시절. 하루는 비교적 규모가 큰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위가 높은 장성들도 많이 참여하는 군단급 행사인데 갓 들어온 이등병인 제가 타악기 중에서도 심벌즈를 맡아 연주하게 되었습니다. 몇 번의 연습과 합주를 마친 뒤 의기양양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심벌즈는 절도 있게 큰 소리를 내는 등 비중은 좀 있어 보이지만 많은 양의 연주를 하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뮤트(악기 소리를 순간적으로 묵음으로 만드는 것)를 잘할 것과 타이밍에 정확하게 맞춰 치는 것이 너무나 중요했습니다.

이윽고 별을 단 장성들이 차례로 입장했습니다. 일명 '스타마치'(star-march'군 장성들에게 경례 시 연주하는 음악으로 등장하는 장성 중 '최고참'의 별 개수(계급)가 높을수록 '팡파르'의 반복 횟수도 많아진다)가 울려 퍼졌습니다. '딴따라 딴따라 단 딴다당~' 마지막 부분에 '단~ 딴다당' 부분에서 확실하게 묵음 처리(뮤트)를 해야 하는데 반대로 그만 '쾅'하고 세게 쳐버렸습니다. "아뿔싸~" 앞이 노래졌습니다. 그때 도열해 있던 모든 부대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썰렁' 그 자체였습니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해집니다. 행사 후 내무반 분위기도 한동안 적막감에 휩싸였습니다. 지금은 웃으며 말하지만 그때 그 실수는 이등병인 제게 너무나 큰 실수였네요! 만일 다시 돌아간다면 멋지게 잘 칠 자신이 있는데요~. 하하하!

김성룡(대구 수성구 황금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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