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창꼬' 까칠한 소방관 역
# '아내 잃고 다가온 사랑' 호기심 어린 역할 반해
# 모처럼 맡은 밝은 분위기 해피엔딩으로 끝나 만족
# 흥행땐 관객과 '데이트' 공약 관객들과 늘 함께하고 싶어
"기존에 맡았던 역할들과는 색깔과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죠. 밝고 일상적인 모습이었어요. 특히 영화가 해피엔딩이어서 무척 좋았던 것 같아요. 촬영을 하며 '이래도 되나?' 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연기를 했다니까요."(웃음)
배우 고수(34)는 영화 '반창꼬'(감독 정기훈)의 시나리오를 보고 처음에는 '이런 사람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아내를 잃어버린 강일에게 지난 3년은 어땠을까요? 지옥의 밑바닥 같은 곳에서 하루하루를 살면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요. 자책감, 자괴감을 느끼면서도 무모하게, 또 계속해서 사고 현장에 뛰어드는 것밖에 없을 것 같았죠."
이제까지 맡았던 역할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에 특히 걱정도 많고 부담도 컸다. 하지만 그는 "강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자연스럽게 강일에 녹아들었다고 했다. 다만 "먼저 하늘나라로 아내를 보냈는데 누군가 구애한다고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끝까지 무척 고심을 했다"고 강조했다.
'반창꼬'는 위기의 상황에서 아내를 구하지 못한 상처로 마음을 닫은 소방관 강일(고수)과 치명적 실수로 법정에 서야 할 위기에 놓인 성격 모난 의사 미수(한효주)가 서로를 통해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순정남에서 까칠한 소방관이 된 고수와 청순한 모습을 벗고 고수에게 거침없이 들이대는 의사로 파격 변신한 한효주의 호흡으로 기대를 모았다.
3개월 전 촬영이 끝났는데도 여전히 강일에 몰입해 있는 듯했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되겠지만 극중에서처럼 위험한 순간에 아내와 또 다른 사람을 구해야 하는 실제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물어보니 한참을 고민한 그는 "정말 어려운 질문 같다"며 답변을 주저했다.
아내를 사랑하는 게 느껴지니 당연히 아내를 선택하겠지만, 직업상으로 보면 다른 선택도 필요할 테니 답변을 하기 쉽지 않단다. 다만 "촬영을 하며 남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직업이 훌륭하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을 분명히 피력했다.
앞서 드라마 '피아노'와 영화 '백야행' '초능력자' '고지전' 등에 출연한 고수는 무거운 색깔이 강했다. '반창꼬'에서도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무겁게 다가오긴 하지만,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서는 편안하고 일상적인 모습이다. 힘을 빼서인지 좀 더 자연스럽다.
한효주와 같은 소속사지만 연기 호흡을 맞춘 건 처음이다.
고수는 "효주는 워낙 성격이 좋은 편"이라며 "이번에 새로운 모습들을 많이 봤는데, 실제 성격이 밝아서 미수 캐릭터와 효주가 잘 어울렸던 것 같다"고 했다. 어찌나 즐거웠는지 장난도 많이 치고 무척 가까워졌다고 좋아했다.
촬영 현장이 아주 좋았다는 고수는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대로변을 중심으로 환하고 맑은 하늘이 펼쳐지더라. 어둡지 않아서 무척 좋았다. 관객들도 마지막 장면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최근 고수는 한효주와 함께 SBS TV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도 출연해 웃음을 제대로 전달해줬다. 이와 함께 '반창꼬'에서 자연스럽게 웃음이 묻어나는 연기를 했는데 이번 기회로 코미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는 않았을까?
고수는 "나는 장르에 대한 개념은 물론, 치우침도 없는 것 같다"며 "굳이 장르를 나눠서 연기를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마음에 들면 출연을 하고 싶어지는 것"이라고 웃었다.
"내게 들어온 시나리오가 아니어도 관심이 있으면 찾아서 살펴본다"는 그는 "이제껏 작품 활동을 하며 작업하는 방식이 모두 다 달랐다. 앞으로 해야 할 모든 작품들이 다 재밌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아직 코미디보다 갱스터를 다룬 소재나 액션, 남자들끼리 나오는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바랐다.
고수는 최근 언론시사회에서 '반창꼬'의 흥행 성적에 따라 관객과의 데이트를 공약으로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그는 "관객들과 늘 가까이 만나고 싶었다"며 "우리 영화가 사람들이 만나서 따뜻해지는 이야기인 만큼 관객과 일상적이고 편안하게 만나고 싶다는 마음에 데이트 신청을 했다"고 웃었다.
지난해 2월 11세 연하와 결혼해 유부남이 된 고수. '반창꼬'는 결혼한 뒤 첫 영화다. 결혼이 연기에 어떤 영향을 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했더니 "좋은 쪽으로 영향은 받겠지만, 크게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결혼을 했어도 배우 인생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화와 내 개인사를 엮는 건 아닌 것 같다. 아직 아내, 결혼과 관련해서는 말할 준비가 안 됐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며 정중하게, 또 진지하게 말했다. 아내를 향한 배려와 진심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니 전작 '고지전'을 홍보했을 때도 그는 연인과 결혼에 관련해서는 질문에 대해 정중하게 답변을 고사한 바 있다.
진현철(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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