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지은 밥에 반찬 십수가지…손 갈 때마다 감동
밥집은 밥맛이 좋아야 한다. 실제로 품질이 우수하기로 소문난 경기도 여주, 이천지역은 '쌀밥' 전문집이 많다. 기름기 자르르한 쌀밥에 구수한 된장찌개 하나만 잘해도 '진짜 밥맛 나는 집'이란 평가를 듣는다. 반찬이 아무리 많아도 밥맛이 시원찮은 식당은 곧 손님들로부터 외면을 당한다. 대구 북구 태전동 '금강산 삼계'백숙'은 밥맛이 좋기로 소문난 집이다. 소형 가마솥에 따뜻한 밥을 지어 손님상에 올린다. 한 가지를 보면 열 가지를 가늠할 수 있는 법. 압력밥솥에서 만든 구수한 숭늉은 한겨울의 추위를 녹여주는 주인공이다.
금강산 삼계'백숙은 태전동 네오시티프라자 옆에 있다. 대형 건물에 1, 2층이 식당이라 한꺼번에 160여 명이 식사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 간판은 금강산 삼계'백숙이지만 실제로 '값싸고 맛있는 한식집'으로 더 유명하다. 최근 손님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는 '14첩 어머니 밥상'과 '생선구이 정식'이다. 물론 삼계탕과 백숙도 전문이다. 8년 전 생고기집으로 출발해 삼계탕'백숙 전문, 한식 전문 등 3년마다 주요 메뉴를 변화시키고 있다. 새로운 음식을 개발해야 한다는 김경국 사장의 영업 방침이다.
김 사장은 직원에게 성공하는 식당의 조건은 '100-1은 0'이라고 강조한다. 100가지를 잘하더라도 불친절하거나 불결하거나 정성이 없거나 음식을 내는 타이밍까지 단 한 가지만 부실해도 '제로 상태'가 된다는 뜻이다. 그 대신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하도록 맡겨둔다. 직원들이 한결같이 '내가 주인이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경영 상태는 당연히 모든 직원이 다 알 수 있도록 투명하다. 총 매출의 2%를 적립하여 분기별로 종업원들에게 분배해 준다. 독특한 경영 방식이다.
음식을 주문하면 곧바로 기본 상차림이 시작된다. 금방 구워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배추전이 나온다. 고소한 냄새와 시원한 맛을 즐기며 또 다른 음식을 기대하게 한다. 오늘의 상차림은 '14첩 어머니 밥상'이다. 기름기가 흐르는 쌀밥에다 된장, 계란찜, 생선조림 등 14, 15가지의 반찬이 펼쳐진다.
매콤한 삼겹살 주물럭도 푸짐하게 나온다. 어느 반찬부터 맛봐야 할지 망설여진다. 먼저 밥 한 숟가락을 맛본다. 역시 눈에 보이는 대로 씹을 때 쫀득한 맛이 난다. 밥이 좋다면 다른 반찬은 별문제 없을 듯하다. 청국장과 된장을 반반 섞은 맛도 일품이다. 자꾸만 손이 간다.
김 사장이 생선구이를 내온다. 도자기 그릇에 큼지막한 갈치와 고등어, 꽁치, 가자미까지 푸짐하다. 생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반가운 일이 있으랴! 갈치부터 한 입 맛보니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생선과 된장만으로도 밥 한 공기는 금세 뚝딱이다. 생선이 워낙 푸짐해 다 먹지 못하고 남기면 나갈 때 포장해준다.
김정문알로에 칠곡지점 원종연 영업부장은 "식당 직원들이 정말 친절한데다 음식 가격이 싸고 맛있어 귀중한 고객을 접대할 때 꼭 찾게 되는 단골집"이라고 말한다.
특히 "메뉴가 다양해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어디 가서 이 가격에 이런 밥맛을 볼 수 있겠느냐?"고 한다.
임영희 팀장도 "생선구이 정식을 즐겨 먹는데 갈치와 고등어, 꽁치에다 가자미까지 정말 푸짐하게 나온다"며 "금방 지은 솥밥이라 맛이 좋고 청국장과 된장을 반반씩 섞어 청국장 특유의 냄새도 없고 맛도 좋다"고 한다.
이미자 팀장은 "이 집에 오면 다양하고 풍성한 반찬에 놀라고, 맛을 보고 놀라고, 가격에 놀라는 등 세 번 이상 감동한다"며 "생선조림과 기름진 쌀밥, 그리고 구수한 숭늉 먹는 맛이 매력적이다"고 강조한다.
장해수 팀장도 "일단 한번 맛을 보는 게 중요하다"며 "손님들이 무슨 음식을 좋아하고 무슨 음식을 싫어하는지 철저히 분석하기 위해 고객이 일어설 때까지 절대로 상을 치우지 않는 집"이라고 칭찬한다.
이를 반영하듯 벽에 붙어 있는 구호가 눈길을 끈다. '보통이라면 싫다, 모두가 최고라고 할 때까지!' '고객이 감동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김경국 사장은 "단골손님을 위해 반찬을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일주일에 두 번씩 변화시킨다"고 말한다.
14첩 어머니 밥상은 1인분 5천원, 생선구이 정식 7천원, 한 마리 갈치정식(갈치구이+갈치탕)은 8천원이다. 삼계탕과 반마리 옻닭 백숙도 각각 6천원이다. 북구 태전동 993-4. 예약은 053)325-0666.
◆'우리 직장 단골집'이 '이 맛에 단골!'로 바뀌었습니다. 이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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