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교육기부의 꽃 활짝 피다

입력 2012-12-31 09:43:35

지난해 11만 여건 활용 기관단체 대상 수상, 프로스포츠단도 동참

'교육기부, 대구교육을 바꿉니다'라는 주제로 지난 6월 대구시교육청에서 열린 교육기부 선포식 후 참가자들이 교육기부 나무에 기부 참여 신청 쪽지를 달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이제 교육은 학교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대구가톨릭대 건축학부 조극래 교수는 대구 동부교육지원청이 운영하는 교육기부 프로그램 '문화'예술 100인의 멘토'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경신중학교의 미술영재 동아리의 멘토 역할을 했다. 학생들과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건축물'을 설계하고, 스티로폼으로 제작한 뒤 대구 동아리 축제 한마당 행사 때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조 교수는 "처음엔 과연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어떤 활동으로 꿈을 심어줄 수 있을지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했다"며 "멘토 활동을 하면서 내가 가진 짧은 지식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알고 보람과 행복을 맛봤다"고 했다.

대구에 교육기부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각 학교와 교육청에 교육기부 의사를 표시하는 이들이 잇따르면서 '지역 사회가 지역 인재를 함께 기른다'는 교육기부의 취지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

올 한 해 교육기부 실적은 풍성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교육기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역 초'중'고교가 교육청과 지역 사회의 지원으로 교육기부를 받아 활용한 횟수는 모두 11만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이용해 학생들을 지도하는 재능 기부가 1만3천95건,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을 상대로 양부모나 삼촌'이모 되기, 공연 초대 등 사랑을 나누는 정(情) 기부 4천381건, 봉사 기부 8만6천740건, 자원 기부 3천383건, 프로그램 기부 2천466건이었다.

동부교육지원청의 '문화'예술 100인의 멘토' 프로그램에는 (사)한국예총대구시연합회를 비롯해 문화'예술인 156명이 참가 중이다. 지난해 닻을 올렸을 때는 초'중'고 77개팀 5천312명이 멘토와 결연을 했는데 올해는 11개팀이 더 늘어난 88개팀 6천540명이 멘토와 함께 활동했다.

지역 사회의 교육기부 동참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계명문화대학과 영진전문대학은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한 점이 높게 평가돼 12월 7일 '제1회 대한민국 교육기부 대상' 시상식에서 기관'단체의 교육기부 제공 부문 대상을 받았다. 계명문화대학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지역 유치원'초'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246개의 창의적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영진전문대학은 오지 소규모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일일영어체험 교실'을 운영하는 등 교육기부에 공을 들여왔다.

지역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FC도 교육기부 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은 원하는 학교를 찾아 토요 스포츠데이 야구교실을 열고, 대구FC는 축구야 놀자 프로그램과 체육수업 참여 등 교육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

시교육청 창의인성교육과 관계자는 "교육청 교육기부지원센터(http://crm.dge.go.kr/edugibu, 053-757-8357)를 통해 교육기부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다"며 "앞으로 일회성보다는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발굴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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