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적설량 9cm…온세상이 멈췄다

입력 2012-12-28 11:03:06

버스…택시도 운행 포기

대구에 눈 폭탄이 떨어졌다. 28일 오전 수성구 범어네거리가 눈으로 뒤덮인 채 차선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에 눈 폭탄이 떨어졌다. 28일 오전 수성구 범어네거리가 눈으로 뒤덮인 채 차선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28일 대구경북에 9㎝ 안팎의 눈이 쌓이면서 사상 최악의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지는 등 지역 전체가 마비됐다. 엄청난 눈 때문에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주요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해 회사와 학교 등에서는 지각 사태가 빚어졌다.

이날 오전 8시쯤 대구 북구 읍내동 동아백화점 강북점 인근 칠곡지하차도가 통제되면서 칠곡지역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칠곡3지구에서 출근길에 나섰다는 직장인 최모(45) 씨는 "눈 때문에 직장에 지각할 것을 우려해 오전 6시 20분쯤 승용차를 몰고 출근길에 나섰지만 오전 9시 무렵에 태전교까지 가는 데 그쳤다"고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려던 시민들도 발이 묶이긴 마찬가지. 대구 수성구 파동에서 출근길에 나섰다는 직장인 이모(39) 씨는 악전고투 끝에 출근에 성공했다. 이 씨는 "오전 6시 50분에 집을 나서 직장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상동교 방면으로 진입하던 가창2번 버스가 눈길에 운행을 포기하면서 중동교까지 1km를 걸어가 405번 버스로 갈아탔다. 그런데 중구 남문시장네거리에서 버스 운전기사가 '저상버스라 눈길 운전이 곤란하다'고 해 뒤따라오던 같은 번호 버스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버스가 눈길에 운행을 포기하면서 버스정류장마다 학생, 직장인 등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직장인 이경진(44'달서구 월성동) 씨는 "평소 승용차를 타고 다니느라 우산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30분째 버스를 기다리고 있지만 만원 버스가 그냥 지나가 버려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재기(37'달서구 상인동) 씨는 "지하철역까지 운행하는 버스를 타려고 기다렸지만 실시간 앱으로 확인하니 버스가 1시간 뒤에나 도착한다고 했다"며 "지하철역까지 버스정류소 4개소를 걸어서 갔다"고 했다.

버스가 제대로 운행되지 않자 지하철로 대거 승객이 몰렸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까지 도시철도에 승차한 인원은 12만8천147명으로 지난주 같은 시간대 7만2천296명에 비해 77.3% 증가했다.

제설 속도보다 눈이 쌓이는 속도가 빠른 탓에 제설 작업도 효과가 없었다. 대구시와 각 구'군청은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이날 새벽 4시부터 인력 1천920명, 살포기 등 제설장비 111대, 염화칼슘 등 제설제 129t을 투입해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역부족이었다.

항공기 운항도 결항과 지연이 잇따랐다. 대구공항에서는 오후 1시까지 북경과 상해에서 대구를 오가는 국제선 4편과 인천과 제주에서 대구를 오가는 국내선 14편이 결항됐다.

김태진'이지현'이화섭'신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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