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들겨 맞는' 해병대 NO…도전정신으로 인생 변화

입력 2012-12-26 11:05:56

차동길 해병대 교육훈련단장 '해병대 완벽 가이드북' 출간

27일 전역하는 해병대 교육훈련단장 차동길 준장은
27일 전역하는 해병대 교육훈련단장 차동길 준장은 '해병대 완벽 가이드북'을 통해 달라진 해병대의 모습을 소개했다.

"신병들이 입소하는 날,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의 표정은 걱정과 불안감으로 가득합니다. 자식을 그렇게 힘들다는 해병대에 보내놓고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장 차동길(52'해사 37기) 준장은 "부모들이 그토록 걱정하는 것은 해병대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분명히 구타와 강압의 잘못된 병영 문화가 있었고 아직도 해병대는 '두들겨 맞는 곳'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그러나 이제 해병대가 과거의 악습을 떨쳐내고 계속 바뀌고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모르고 있는 국민들이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최근 차 단장과 교육훈련단 현역장교 6명이 함께 '해병대 완벽 가이드북'(살림출판사)를 펴낸 것도 달라진 해병대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고 싶어서다. 차 단장은 "국민들과 해병대 입대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해병대에 대한 왜곡된 선입견을 바로잡아 주고 올바른 해병대 정신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려주고 싶었다"며 출판 동기를 밝혔다. 이 책은 해병대의 역사와 전통, 입대 준비 과정부터 입대 후 훈련 과정, 교육 과정 수료 후 자대 생활 등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현역 장교들이 쉽고 구체적으로 쓴 책인 만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차 단장은 이 책에 소개돼 있듯 선진 병영 문화 안착을 위해 병영 혁신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 교육훈련단장에 취임한 그는 해병대가 바뀌려면 신병 훈련때부터 시작해야 하고, 자기주도적인 훈련 방식이 최선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훈련은 죽기 일보직전까지 하고 훈련병의 감정은 절대로 억압하지 말고 도전 정신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시계를 착용하게 하고 스스로 규칙을 지키고자 하는 의식을 가지도록 했는데 과거처럼 가혹한 기합과 벌을 주는 방식보다 훨씬 효과가 크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그는 "자율적인 훈련 방식을 채택하고 억압된 계급 문화를 타파하려다 보니 처음에는 엄청난 내부 저항에 부딪혔다"며 "갈수록 성과를 내고 훈련병들의 달라진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 방식이 앞으로 해병대가 나아갈 길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해 줬다"고 했다.

1시간여 동안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는 '해병대'라는 단어를 100번도 더 말했다. 그만큼 해병대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뼈속 깊이 갖고 있었다. 사관학교 졸업식 때 '국립묘지에 묻히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는 그는 27일 전역식을 갖고 30년간 몸 담았던 해병대를 떠난 뒤 단국대 군사학과 교수로서 제2의 삶을 살게 된다.

"이제는 자식을 해병대에 맡겨도 안심하고 주무실 수 있을 만큼 해병대는 바뀌었습니다. 젊은이들도 해병대에서 인생을 변화시키고 도전 정신을 키우시길 바랍니다."

박병선기자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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