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독일로의 정치적 외유에 앞서 대선에서 패배한 야권 전반의 통렬한 반성과 고강도 쇄신을 촉구했다.
손 고문은 22일 저녁 자신의 두뇌집단 격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연 송년회에 참석해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하면 된다는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국민은 맹목적인 정권교체, 야권 단일화를 원한 게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대선 선거운동을 주도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진영과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친노진영을 향해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했고 국민의 눈높이에 우리를 맞추겠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자신들의 눈높이에 국민을 끼워 맞추려 했다"고 날을 세웠으며 안 씨에 대해선 "기껏 의원정수 및 세비 감축 등 말단지엽적 논의가 중심이 된 새정치공동선언은 포퓰리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국민의 무관심과 외면 속에 곧바로 휴지통으로 던져졌다"고 비판했다.
특히 손 고문은 "대선 패배는 민주당을 비롯한 전체 야권, 진보적 정치세력 전체의 대오각성과 성찰을 준엄히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야권의 전열정비 과정에서 정치세력과 시민사회진영이 함께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손 고문은 차기 국정을 맡을 박근혜 당선인에게 "정권교체도 국민을 위해 추구했듯 이제 그 정신에 따라 박근혜 정부가 잘 해주길 빈다"며 "국민을 위해서라도 박근혜 정부가 성공적인 민생정부가 되길 소원한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다음 달 중순부터 6개월 동안 독일에 머물면서 향후 자신의 정치적 거취를 고민할 예정이다.
그는 "이 사회가 저를 필요로 하는지, 그렇다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철저히 반성하고 돌아볼 것"이라며 "지위나 공식적인 직함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손 고문은 야권의 구조조정 이후 정계복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손 고문과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안 씨의 귀국 시점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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