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배 구호 먼저 정하고, 짧고 쉬운 얘기 풀어내야

입력 2012-12-22 07:23:39

김민지 스피치킴 대표 '건배의 기술'

"통상 건배사는 이야기 압축을 통한 의미 부여하기, 건배 방법 설명하기, 건배 구호 제창 등의 순서로 이뤄집니다. 우선 마음속으로 내가 준비한 건배 구호를 생각하면서 그에 걸맞은 이야기를 풀어가야 합니다."

김민지(44) 스피치킴 대표는 단순히 유행하는 건배사를 떠나 이야기를 압축하고 리듬화하는 테크닉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제1단계에서 보여주는 건배의 취지가 핵심이라는 것을 간과하지 말고 너무 길지 않되 짧지만 훈훈한 이야기로 모임의 기운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건배사가 '우리는 조직이다'라고 외치면 나머지 사람들이 '형님'형님'형님'을 후렴구로 사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야기를 첨부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한 번 두 번 만나다 보니 이제 안 보면 궁금해집니다. 걱정도 됩니다. 비즈니스 때문에 만났지만 우리가 서로 끈끈한 사이가 되었으니 이제 평생 함께 가셔야죠"라며 건배사의 근거를 대는 것이 좋다.

건배 방법에 대한 설명(2단계)도 덧붙이면 좋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조직이다'고 하면 여러분들은 서로에게 '형님'형님'형님' 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설명한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 단계에서는 즐겁고 신나게 건배 구호를 제창해 팀을 하나로 만드는 연출력을 발휘하면 된다.

너무 어려운 말이나 오해를 받을 만한 건배사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단다. "건배사는 있는 척, 아는 척, 잘난 척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렵고 헷갈리는 건배사는 듣는 사람을 우왕좌왕하게 만듭니다. 특히 '뱃살을 빼자' '머리를 심자' 등 상대방의 신체적 약점이나 '말짱 도루묵' '그렇지 뭐' 등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건배사는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최창희기자

◆유용한 건배사(스피치킴 제공)

▷신년모임 '뚝배기'=뚝심 있고 배짱 있고 기운차게

'오바마'=오래오래 바라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해당화'=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

▷부부 동반 '여보당신'=여유롭고 보람차고 당당하고 신나게

'오바마'=오직 바라보는 것은 마누라뿐

'사이다'=사랑합니다. 여보 이 생명 다 바쳐서

▷친구 모임 '사우디'=사나이의 우정을 디질 때까지.

'아우디'=아줌마의 우정도 디질 때까지.

'사이다'=사랑과 우정 이 잔에 담아 다 같이 원샷.

▷직장 모임 '소화제'=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다.

'당취평'= 당신에 취하면 평생이 즐겁다.

'마취제'=마시고 취하는 게 제일이다.

▷마칠 때 '변사또'=변함없는 사랑으로 또 만나자

'초가집'=초지일관 가자 집으로

'일일구'=한가지 술로 일차까지 하고 9시 전에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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