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론-고대인도의 통치술/ 까우띨리야 지음/ 박이오 옮김/ 너울북 펴냄
인도인들에게 삶의 3대 목표는 '진리', '실리', '쾌락'이라고 말한다. 이 3대 목표에 대한 논의를 담은 3대 저술이 '다르마샤스뜨라', '아르뜨하샤스뜨라', '카마수뜨라'다. 이 저서는 바로 인도의 대표적 고전 중 하나인 '아르뜨하샤스뜨라'로 국내 최초로 번역돼 소개된 책이다.
인도인에게 아르뜨, 즉 실리란 물질, 부, 명예, 권력 등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물질적, 사회적 재화를 말한다. 이 저서는 왕의 실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제왕학' 또는 '통치술'로 불린다. 왕이 어떻게 국가를 다스리고 권력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고대 인도왕들의 지침서라고 볼 수 있다.
'인도의 군주론'(마키아벨리 지음)이라 불리는 이 책은 고대 인도의 전형적인 제왕적 교과서이자 국가 운영의 시스템을 밝혀주는 국가론이다. 더불어 신하와 백성을 다스리고 보호하는 왕의 통치술과 함께 국가의 이익을 보호, 확대시키는 책략까지 담고 있다.
저자는 짠드라 굽타를 도와 인도 최초의 통일제국을 건설하고 이를 토대로 강력한 전제군주제를 주창했다. 대내적으로는 왕권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국가의 안녕과 확장을 기하자는 것.
저자는 마키아벨리의 주장처럼 왕이 가져야 할 기본자세로 비열하고 비정한 권모술수를 꼽았다. 놀라운 것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철혈 군주를 주창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보다 인도의 통치술을 담은 이 책이 1천년이나 앞서 있다.
이 책에는 '물고기의 법칙'이 나오는데, '왕이 휘두르는 통치봉은 약자가 모두 강자에게 잡아먹히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횡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르뜨하샤스뜨라'는 예로부터 고대 인도의 정치, 군사, 외교, 경제, 행정, 법률, 종교 등에 관한 체계적인 저술로 꼽혀 왔다. 한마디로 고대 인도의 사회상에 대한 종합 백과사전 성격을 갖고 있다. 역사적으로 인도 제국의 근간이 되어 온 정치사상, 사회제도, 문화 및 관습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생생한 자료가 씌어 있다.
저자인 까우띨리야는 기원전 3, 4세기 쯤에 활동한 정치가로 난다 왕조 말기에서 마우리아 왕조 출범으로 이어지는 시기를 산 인물이다. 그는 난다 왕조를 뒤엎고 짠드라 굽타를 내세워 마우리아 왕조의 초대 재상으로 맹활약했다.
이 저서를 번역한 박이오는 오랫동안 불교 및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천착해 왔으며, '한 걸음 또 한 걸음', '마조어록', '생명조류', '유마경', '마음으로 하는 다이어트', '가까운 일본 낯선 일본인' 등의 번역서를 펴냈다. 384쪽, 2만3천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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