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고 투표 안하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

입력 2012-12-17 11:44:07

유행어 패러디 투표 독려, 대구 곳곳 이색 플랜카드

'대한민국을 위해 꼭 투표해 주세요' '새 정치가 궁금해요? 궁금하면 꼭 투표!'

이달 19일 제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를 알리는 홍보 플래카드와 함께 선거일에 꼭 투표를 하자는 투표 독려 플래카드가 잇따라 등장하기 시작했다. 투표 독려 플래카드는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대구시내 주요 네거리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집중적으로 걸리고 있다.

14일 대구 북구 복현동 경북대 북문 앞 횡단보도에는 진보정의당 당원이 걸어놓은 플래카드가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플래카드에는 큰 글씨로 '투표를 안 한다고? 우리 헤어져!'라고 적혀 있었고, 그보다 작은 글씨로 아래에 '12월 19일 꼭 투표해요'라고 적혀 있었다.

학교 안에도 '이번 대선이 마지막 기회! 대학생들 투표로 반값등록금 정권 창출!'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플래카드를 본 서복란(52'여'대구 북구 복현동) 씨는 "플래카드를 보면서 투표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대한민국을 위해 꼭 투표해 주세요'와 같이 단순하게 내용만 전달하는 플래카드부터 '춥다고 투표 안 하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와 같이 유행어를 패러디해 재미를 추구하는 플래카드도 걸리기 시작했다. 이들 플래카드는 대부분 정당의 당원들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들이 걸어놓는 경우가 많다. 또 특이한 문구의 투표 독려 플래카드를 찍은 사진들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기도 한다.

투표를 홍보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대구 북구 침산동 침산네거리에는 한 피부관리업체가 '12월 19일 꼭 투표해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걸어놓았다. 플래카드의 큰 글씨 아래에는 '투표인증샷 지참 방문 시 피부관리 1회 50% 할인'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투표율을 높이는 데 우리도 한몫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를 할인 이벤트와 같이 진행하게 됐다"며 "센터를 찾으시는 고객들이 이벤트의 취지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고, 직원들 또한 투표 이후 출근할 수 있도록 센터 개장 시간을 2시간 정도 늦추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인이 거는 투표 독려 플래카드는 특정 후보 지지를 직접적으로 암시하거나 연상하게 하는 문구가 아니라면 누구나 걸 수 있으며 개수에 제한을 받지도 않는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인상을 주는 문구가 아닌 이상 선거일에 투표하자고 주장하는 플래카드는 선거법 제재를 받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투표 독려 플래카드를 걸려는 많은 시민들이 선거관리위원회로 문구에 대한 질의를 해 오고 있다"고 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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