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9개 브랜드 매장 운영…영세 자영업자들 몰락 처지
이랜드그룹이 의류를 중심으로 대구 동성로 상권을 장악하면서 중소상인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목 좋은 자리마다 신규 점포를 열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뒤지는 중소상인들이 동성로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동성로 상가를 야금야금 인수하면서 중저가 브랜드를 무차별적으로 론칭하고 있다"며 "서울 명동처럼 동성로도 이랜드가 상권을 장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랜드 동성로 점령
13일 거미줄처럼 얽힌 동성로 골목마다 이랜드 브랜드가 눈에 띄었다. 대구백화점 본점과 중앙파출소 간 200여m 구간은 30여 개 매장 중 10개가 이랜드 브랜드다. 이들 점포는 일반 의류에서부터 액세서리, 속옷, 구두매장 등 다양한 점포로 구성돼 있다. 여성의류도 10여 개의 브랜드가 동성로에 진출해 있다.
이랜드는 현재 동성로에 19개 브랜드 2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매장은 동성로에서도 유동인구가 많고 눈에 잘 띄는 핵심 상권에 들어서 있다. 대백과 중앙파출소 사이 골목에만 10여 개 매장이 촘촘히 박혀 있고 가장 임대료가 높은 대백 본점 바로 옆에는 5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젊은 층들의 보세의류 쇼핑 공간으로 소문난 로데오거리 입구에도 나란히 3개의 매장을 냈다.
이랜드의 4천200여 개 매장 중 2천여 개가 유통업체 입점이 아닌 로드숍으로 운영되고 있다.
◆중소상인 내몰려
이랜드가 동성로를 장악하면서 중소상인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랜드는 50여 개 패션 브랜드를 가지고 있고 대부분 중저가다.
동성로에서 보세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이모(34) 씨는 "우리 가게의 경우 작은 골목에 있는데 큰 길에 이랜드 패션브랜드 3곳이 나란히 들어서면서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고 했다.
속옷매장이 모여 있는 로데오거리 입구에도 이랜드가 줄지어 3곳의 속옷 브랜드 매장을 내면서 인근 보세 속옷 가게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한 보세 속옷가게 상인은 "다른 유명 브랜드들은 가격대가 우리 가게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애초에 고객층이 다르지만 이랜드의 속옷 브랜드는 가격이 보세 수준이거나 더 싸다 보니 손님이 그쪽으로 몰린다"며 "나뿐 아니라 주변 속옷 가게 상인들이 자리를 옮기거나 업종 변경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상인은 "이랜드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좋은 자리의 점포를 집중 매입하면서 임대료를 치솟게 하고 있고 중저가 공세로 영세업자들의 설 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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