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철의 '별의 별 이야기] 김아중

입력 2012-12-13 14:11:12

'나의 PS파트너' 6년 만에 스크린 컴백

# 민망하던 '19금' 야한 대사, 막상 촬영 들어가니 즐길만

배우 김아중(30)은 이달 6일 개봉한 영화 '나의 PS파트너'(감독 변성현)에서 남자친구(로 착각한 낯선 남자)를 유혹하는 데 적극적이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노골적인 대사로, 보기만 해도 아찔한 '하의 실종' 패션으로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한다. 8년 전에만 해도 "엄마와 TV를 볼 때 키스신만 나와도 민망해 어쩔 줄 몰라 했다"는 그라는데 지금은 절대 그렇지 않은가 보다. 키스신쯤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아마 어렸을 때 이런 작품이 들어왔으면 선택하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이제는 많이 성숙했죠. '민망하지 않았느냐' '야한 대사 소화는 어떻게 했느냐'고 물어보시는데 솔직히 처음 대본 연습할 때 야한 대사가 부끄럽고 민망하긴 했어요. 하지만 막상 촬영할 때는 즐겼어요."(웃음)

김아중은 2006년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영향도 큰 것 같다고 했다. '미녀는 괴로워'는 성형수술이라는 민감한 소재였고, 또 여자주인공이 뚱뚱하게 나와야 했던 작품이라 많은 여배우가 고사했던 작품. 하지만 김아중은 독특한 소재가 재미있다고 판단, 용기를 냈다. 관객 600만 명을 동원하며 단숨에 로맨틱 코미디 여왕이 된 그는 "내 이미지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우려나 걱정은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젠 성숙…어렸을때라면 이런 작품 못할 것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또 폰섹스와 관련된 외화 장면들을 수집해 보여준 감독 덕(?)에 자연스럽게 배역에 녹아들 수 있었다. '나의 PS파트너'는 잘못 연결된 전화 한 통에 인생이 통째로 엮여버린 현승(지성)과 윤정(김아중)의 은밀하고 대담한 '19금 폰섹스'를 다룬 작품이다.

지성과 김아중이 섹시하고 사랑스러우면서도 코믹한 커플 연기를 소화했다. 수위 높은 베드신과 코멘트들이 오감을 자극한다. 속옷만 입고 있는 김아중의 몸매와 탄탄하고 매력적인 지성의 상체를 보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김아중의 각선미가 유독 부각되는 건 감독의 취향이 다분히 녹아 있다. 긴 셔츠 안에 코르셋만 입은 하의 실종 패션으로 남자친구를 유혹하는 여자 친구라니…. 김아중은 "감독님의 개인 취향"이라며 "다리가 예쁜 여자가 이상형이라더라. 집 안에서도 짧은 핫팬츠를 입도록 했다. 난 실제로는 집에서 트레이닝복을 자주 입는데 말이다"라며 웃었다.

몸매 관리 비법도 물었다. 그는 "20대 때 하루에 줄넘기 3천 개씩 하고 운동을 많이 했다"며 "지금은 예전처럼 그렇게 운동을 많이 하진 않는다. 하지만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속 윤정은 5년 된 남자친구 승준(강경준)에게 프러포즈를 받지 못해 안달한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고, 그때 새로운 사랑이 나타나 윤정은 두 사람 사이에서 망설인다.

"영화를 찍을 때는 여자들이 결혼을 갈망하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죠. 주위에 물어보니 결혼에 집착하고 있는 또래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적정한 시기에 얼른 좋은 사람을 만나서 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웃음) 제가 바람을 피운 적도 없고, 목격한 적도 없는데 극 중에서 왜 한눈을 파는지 이해는 가더라고요. 외로움이나 사랑을 향한 갈증이 있는데 그걸 위로받고 싶은 마음인 거죠."

자신과 윤정을 비교해 달라고 하니 비슷하다고 했다. 나아가 자신은 "허당인 것 같다"고 했다. "전 남자를 잘 못 보나 봐요. 저 사람은 정직하고 솔직할 것 같다고 하면 주위에서 친구들이 완전 잘못 보고 있다고 하던데요?"(웃음)

극 중 꽤나 자극적인 장면과 대사들이 많다. 하지만 극 초반 신소율의 과감한 베드신이 더 눈길을 끌어 김아중이 빛을 못 보는 것 같다는 평가도 있다. 김아중은 개의치 않고, 신소율을 칭찬했다. "내가 신인 때, 더 작은 배역이었지만 큰 역할을 해내야 했는데 이 친구만큼 못 한 것 같다. 힘든 연기를 잘해낸 게 기특하고 대견하다"고 추어올렸다.

같은 소속사(나무엑터스)인 배우 지성과의 첫 호흡도 만족한단다. 주로 전화 통화하는 장면이라 한 장소에서 연기하는 신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만날 때마다 먼저 친근하게 다가와 주니깐 편했다"며 "오빠의 목소리가 좋아서인지 대사 전달력도 좋았다"고 회상했다. 강경준에 대해서도 "동갑과 연기한 적이 없는데 같은 나이다 보니 편했다. 사적으로 만난 친구 같더라"고 웃었다.

◆눈가 주름 잡히는 나이지만 교복연기 해봤으면

'미녀는 괴로워'를 비롯해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 '싸인' 등 출연하는 작품이 대부분 흥행했다. 똑똑하게 작품을 고르는 스타일 같다고 하자 "똑똑한지는 모르겠고 겁이 많아 신중하게 골라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많은 분들이 저를 '여우과가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이면에 다른 모습이 있을 것 같다는 편견이죠. 하지만 전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싶은 욕심을 부렸을 뿐이에요. 물론 20대 때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되는 거였지만요. 지금 생각해보면 다채롭게 저 자신을 보여드리지 못한 게 아쉬워요. 그 때문에 이제는 바쁘게 활동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김아중은 "오랜만에 큰 스크린으로 대중을 만나니 부담감이 있었다"며 "그래도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이 더 커진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유를 들어보니 교복 입은 역할을 못해 안타깝단다. "눈가에 주름이 잡히기 시작했다. 누가 찾아줄진 모르겠지만 혹시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은 교복을 입고 연기를 하고 싶다"고 바랐다.

진현철(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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