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봉사모임 '러블리 봉사단'

입력 2012-12-13 11:42:04

"매년 활동테마 선정…올해는 급식봉사 최우선"

올가을 대구 달서구 학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러블리 봉사단원들의 모습.
올가을 대구 달서구 학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러블리 봉사단원들의 모습.
이웅현 단장.
이웅현 단장.

"미래를 이끌 우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생활화된 봉사를 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봉사단을 만들었습니다."

2009년 5월 창단된 대구 달서구 가족봉사모임 '러블리 봉사단'은 현재 17가족 48명이 매월 한 번씩 노인복지센터와 무료급식소를 찾아 사랑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창단 때부터 봉사단을 이끌어 온 이웅현(43) 단장은 "해마다 활동 테마를 정해 봉사를 하고 있다"며 "현재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봉사활동은 시간 채우기에 급급하지만 러블리 봉사단은 봉사의 생활화를 목적으로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봉사현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어르신 돌보기'에 이어 봉사단의 올해 활동테마는 '어르신 급식'이다. 이를 위해 봉사단원들은 매월 첫째 토요일마다 대구시 월성동 학산종합사회복지관 식당을 찾는다.

전체 러블리 봉사단원들 중'고교 학생은 31명. 이들은 봉사현장에 도착하면 다른 급식봉사원의 지시에 따라 150여 명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맛있게 점심을 드실 수 있도록 반찬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인다.

아직은 앳되고 어설픈 솜씨지만 두부와 어묵을 먹기 좋게 자르고, 오이와 부추를 무치고 양념에 돼지고기를 버무린다. 함께한 부모들은 이들의 일을 돌보거나 식사 후의 설거지를 도맡는다.

이웅현 단장은 "아이들이 서툴러 급식이 늦을 때도 있지만 복지관 관계자와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오히려 친손자들처럼 이해를 해 준다"며 "아이들은 갈수록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변하고 자기들끼리 잘 어울려 할 일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봉사단은 월 1회의 정기 활동 외에도 아이들이 주축이 돼 연 4~8회 정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가는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올가을엔 낙엽 쓸기를 비롯해 여름엔 식물도감을 일일이 찾아가며 달서구 일대 외래식물퇴치 활동을 벌였다.

"아이들이 주축이 된 체험형태의 봉사활동은 교육적인 의미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의견 충돌도 자연스런 대화로 풀어낼 줄 알며 먼저 봉사를 한 선배가 후배에게 여러 가지 조언도 할 수 있으니까요."

이웅현 단장에게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현재 러블리 봉사단원 80%가 중'고교 학생이다 보니 앞으로 이들이 진학을 하고 수험생이 되면 더 이상 봉사활동을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다행스러운 점도 있다. 러블리 봉사단에서 활동한 학생이 대학생이 돼 다른 곳에서 누구보다 더 활동적으로 봉사에 나서는가 하면 친구를 봉사현장에 데리고 가서 함께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 단장으로서 흐뭇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단장으로서 꿈이 있다면 어려운 일이지만 러블리 봉사단을 복지법인으로 만들고 싶고 아이들 스스로 봉사의 주체가 되는 '주니어 러블리 봉사단'을 꾸리고 싶습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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