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경보' 뜨자 전화기 들고 "절전 부탁합니다"
12일 오전 8시 한국전력 대구경북본부. 예비전력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하자 직원들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오전 8시 51분 예비전력이 350만kW까지 떨어지면서 전력수급 모니터에는'관심 경보'가 떴다. 숨죽이며 전력 상황을 지켜보던 수요관리팀 직원들은 일제히 수화기를 들었다.
"한전입니다. 관심경보가 발령됐으니 절전을 부탁드립니다." 한 직원이 포스코에 전화를 걸어 절전에 협조해줄 것을 부탁했다. 다른 직원들도 전력사용이 많은 사업장에 잇따라 전화를 돌렸다.
같은 시각 홍보팀도 바빠졌다. 방송국에 관심 경보 상황을 알리며 전력 사용 자제 자막 방송을 요청했다. 몇 분 후 TV 화면에는 '전력수급 관심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조명사용을 20% 이상 줄입시다'는 절전 자막 방송이 흘러나왔다.
한전 직원들의 휴대폰에도 관심단계 발령 알림 문자가 속속 도착했다.'난방기기 가동중지, 실내온도 18도 이하로 유지'메시지를 받은 직원들은 즉시 난방기구는 물론 복도와 사무실 조명 일부를 껐다. 직원들은 입김이 나올 정도의 추위와 어둠 속에서 수요관리를 위해 바삐 움직였다.
이날 오전 11시가 되자 예비전력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해 403만kW에 올라서며 관심단계를 벗어났다. 난방기기를 켜지 않아 외투에 장갑까지 낀 직원들은 이후에도 전력수급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때이른 한파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력 예비율이 400만kW로 떨어지는'관심 경보'가 12일 사흘 연속, 올겨울 들어 4번째 발령됐다.
한전은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해 새벽부터 늦은 저녁 시간까지 비상근무를 하며 전력수급 상태를 확인하고, 수요관리에 힘쓰고 있다. 관심 단계에서는 자막방송을 내보내는 동시에 한전과 전력계약을 체결한 사업체에 계약 당시 약속한 조정분의 전력 사용을 줄일 것을 요구한다.
관심단계에서의 수요관리에서도 주의단계(200만~300만kW)가 발령되면 한전 계약 전력 사용 업체를 대상으로 긴급절전에 들어간다. 산업체의 긴급절전노력이 지속돼도 예비전력이 100만kW 미만으로 떨어지면 지난해 9월 15일 정전대란 때 겪었던 순환정전이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여기서도 부하가 늘어나면 최악의 상황인 블랙아웃을 맞게된다.
한전 대구경북본부 수요관리팀 손영규 팀장은 "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해 현재 할수 있는 일은 전력수요 관리뿐이다. 더 큰 피해를 막기위해 사업체는 물론 시민들이 실내온도를 낮추고 조명을 끄는 등 절전 실천으로 수요관리에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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