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항 대게상가 호객행위 '골머리'

입력 2012-12-13 07:30:30

300여 곳 식당 과당경쟁, 군 당국 단속도 효과 없어

9일 주말을 맞아 대게를 맛보기 위해 영덕 강구항 일대를 찾은 관광객들의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영덕군 제공
9일 주말을 맞아 대게를 맛보기 위해 영덕 강구항 일대를 찾은 관광객들의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영덕군 제공

영덕 강구항 주변 대게 식당가의 호객행위가 본격적인 대게 판매철(12월~5월)을 맞아 극성을 부리면서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불만이 높다.

특히 올해는 대게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가격마저 높게 형성돼 손님 확보를 위한 호객행위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13일 영덕군에 따르면 강구항 일대는 강구 대게상가 150곳과 해안가 횟집 150곳 등 300곳이 넘는 식당들이 영덕대게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주말 기준으로 하루 평균 2천여 명에 달할 정도로 영덕대게 판매지로 명성을 얻고 있다. 하지만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호객행위가 많아 매년 영덕군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영덕군과 강구 대게상가 등은 지난 2008년부터 호객행위 근절을 위해 업소 간 자율규제, 호객행위 기동단속, 친절 교육 등을 매년 실시하고 있지만 호객행위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일부 상가들이 호객행위로 손님을 끌어가면 이에 위기를 느낀 다른 식당들이 덩달아 호객행위에 동참하기 때문에 호객행위 근절이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다 올해는 대게 어획고가 좋지 않아 대게 상가들이 호객 행위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영덕에서 위판된 대게는 533t(147억원)으로 2010년 644t(244억원)에 비해 20% 가까이 줄었다. 대게등껍질 지름 9㎝ 기준 경매가 역시 2010년 4천~6천원에서 2011년 8천~1만원으로 4천원가량 올랐다. 올해 역시 지난해보다 대게가 적게 잡히고 가격은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게 판매 상인 김모(54) 씨는 "대게 자원이 줄어드는데다 가격마저 올라 손님을 끌어오기가 쉽지 않다. 오죽하면 호객행위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관광객 이모(39'대구시 지묘동) 씨는 "대게가 유명하다고 해 영덕을 찾았는데 식당 앞을 지나기 무섭게 호객꾼들이 따라붙어 당황스러웠다"며 "식당 간 가격을 비교할 여유도 없고, 특정 식당에 들어갈 때면 눈치가 보일 정도로 호객행위를 벌이는 바람에 관광도시 영덕의 이미지가 흐려졌다"고 말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상가를 상대로 호객행위 근절 협조문을 돌리고 직원들을 상시로 보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업주들의 각성과 자정 노력을 통해 건전한 영업 풍토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지속적인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덕군은 올해 지나친 호객행위로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준 업소 3곳을 적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영덕'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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