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입시보다 인재 키우는 교육과정 모색하라

입력 2012-12-12 11:09:55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가 지난해 50개국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2학년 5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 우리나라 학생의 성취도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은 과학 1위, 수학 2위였고, 중학생은 수학 1위, 과학 3위였다. 전해와 비교한 성취도 평가여서 현재 학생의 수준은 아니지만, 1995년 이후 각 과목에서 3위권 성적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꾸준하게 세계 최정상의 위치를 지켜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성취도는 좋지만, 설문을 통해 나타난 흥미도는 형편없다. 초등학생은 수학 흥미도에서 50위로 최하위, 과학은 48위였다. 중학생도 수학이 41위, 과학은 26위였다. 공교롭게도 각 과목의 성취도 향상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싱가포르, 대만,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국가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반면 학생의 흥미도는 싱가포르만 10위권이었을 뿐, 나머지 국가는 모두 중하위권이었다. 이 나라들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모두 대학 입시 경쟁이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곳이다.

성적이 좋은데도 흥미가 떨어지는 것은 모든 교육의 초점이 대학 입시에 맞춰져 강제성을 띠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올림피아드 같은 대회에서도 매년 우수한 성적을 내지만, 실제 그에 걸맞은 대외 성과는 나오지 않는다. 이는 인재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대학 교육과 사회 시스템 문제다. 로봇 영재로 카이스트에 진학한 전문계고 졸업 학생이 학교 부적응과 성적 문제로 고민하다 자살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영재는 자신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교육하고 지원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 이바지하는 인재 배출을 위해 획일적인 교육과정과 대학 입시 제도에 대한 발전적인 개선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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