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추워도 한숨" 눈썰매장도 한파 걱정

입력 2012-12-12 09:35:43

스케이트장, 좋기만 할까? 많이 추우면 손님도 없어

11일 오후 대구 이월드 눈썰매장에서 직원이 제설기로 인공눈을 뿌리며 개장 준비를 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11일 오후 대구 이월드 눈썰매장에서 직원이 제설기로 인공눈을 뿌리며 개장 준비를 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구시내 주요 겨울철 놀이 시설들은 차가운 날씨가 반갑다. 낮 최고기온은 영상을 유지하고 최저기온은 영하권을 맴돌면서 빙질 유지에 최상의 조건을 보이기 때문이다.

내년 2월 중순까지 운영할 예정인 신천 야외 스케이트장의 경우 지금과 같은 날씨라면 더 바랄 게 없다. 이용객들이 얼음을 지치고 난 뒤 파인 부분을 고르게 하고 불순물을 정리하려면 얼음판이 적당히 녹아야 하기 때문.

이월드 눈썰매장도 추운 날씨가 반갑다. 눈썰매장에 깔리는 눈은 인공눈이지만 살짝 녹았다가 다시 얼어야 눈썰매장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겨울철 최고 평균기온과 이월드가 인공눈을 만들기 위해 들인 비용은 반비례했다. 이월드에 따르면 2009년 12월~2010년 2월의 최고 평균기온은 6.97℃로 인공눈을 만들기 위해 수돗물을 끌어다 쓴 양은 4천만ℓ. 수도료만 420만원이 들었다. 그러나 2011년 12월~2012년 1월의 최고 평균기온은 2.93도로 뚝 떨어졌다. 인공눈을 만드는 데 들어간 물의 양은 1천980만ℓ. 수도료는 220만원에 그쳤다. 최고 평균기온이 1도 떨어질 때마다 65만원을 아낄 수 있는 셈으로 결국 추울수록 유지 비용이 적게 든 셈. 이월드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매년 이용객 수는 12만 명 안팎으로 고정적이지만 기온이 떨어질수록 유지비는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시설들은 내년 초 불어닥칠 강한 한파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날씨가 너무 추울 경우 이용객들의 발길이 뚝 끊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난방비 부담도 커진다.

기상청 장기예보에 따르면 올겨울 혹한은 다음 달 초순이나 중순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최근 북극의 해빙 면적이 계속 증가하고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동아시아지역으로 한기가 유입되는 대기 흐름이 형성돼 대륙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신천 야외 스케이트장 관계자는 "지금보다 날씨가 더 추워져 기온이 온종일 영하권에 머무를 경우 빙질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난방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월드 눈썰매장 관계자는 "낮 최고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 인공눈 제조 비용에도 한계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난방시설 확보에도 신경을 더 써야 해 춥다고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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