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희망과 용기 심은 '이웃사랑' 10년

입력 2012-12-11 10:58:06

소외된 이웃의 발길을 조그맣게 밝혀주던 작은 촛불이 온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보듬는 온정으로 승화된 10년이었다. 매일신문사가 매주 수요일마다 어려운 처지의 이웃들을 찾아 그 아픔을 소개해온 장기 연재물 '이웃사랑' 이야기다. 올해로 10년, 한결같이 활자로 독자에게 찾아간 것도 대견한 일이지만 누적 참여자 7만여 명, 누적 성금 50억 원이라는 큰 열매를 맺은 것이다. 각박한 세상이지만 가슴 아픈 이웃의 사연들에 이처럼 크고 환한 온정의 메아리가 되돌아온 것은 아직도 남몰래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증거다.

모든 시작이 그렇듯 '이웃사랑'의 출발도 소박했다. 2002년 11월 19일 '아름다운 함께 살기'라는 타이틀로 시작한 이 기획물은 우리 이웃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 소개함으로써 지역민들의 따뜻한 정(情)을 전하자는 취지였다. 첫 회 52명의 독자가 선뜻 나섰고 회를 거듭할수록 크고 작은 성금이 모이면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이웃에게 희망의 씨앗을 틔우는 단비가 됐다.

곤궁한 이웃을 위해 성금을 보탠 손길들의 그 따뜻한 정은 숭고함 그 자체였다. 찡하게 속이 아려오는 사연을 접한 독자들과 시도민들은 과거 자신이 걸어온 어려운 길을 떠올리거나 피붙이나 다름없는 연민의 정을 느끼며 공감했다. 비록 넉넉한 처지가 아니더라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쌈짓돈을 털고 많은 단체'기업'개인들이 기꺼이 손길을 내밀었다. 이렇게 모인 성금이 마침내 50억 원이라는 큰 산을 이룬 것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10년 동안 모두 491명이 '이웃사랑'을 통해 새 삶의 희망을 얻었다. 한 해 50명에 가까운 이들에게 평균 1천18만 원씩 전달돼 질병의 고통을 덜어주거나 홀로 서는 지팡이의 역할을 했다. 연재가 계속되는 동안 말 못할 어려움도 없지 않았지만 온정을 바라는 이웃이 늘어난 만큼 도움의 손길도 많아진 것은 무엇보다 의미 깊은 일이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보내고 전달한 것은 결코 물질이 아니라 박애의 참정신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웃사랑'을 통해 다시 일어설 힘과 용기를 준 독자들과 시도민들에게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얼굴도 모르는 독자로부터 도움을 받고 그 도움에 희망을 얻어 더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돕는 선순환 구조의 이웃사랑 실천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도록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성원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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