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조선의 또 다른 이름, 시네마 천국/김승구 지음/책과함께 펴냄
근대성의 시작을 알리는 '새로운 남녀'가 탄생했다. 그들은 밤마다 '악한 남녀 양성소'라고 비난받던 영화관으로 향한다. 영화는 근대 경험을 시각화하는 기술과 대중을 관객으로 재조직하려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20세기 대중문화의 꽃이다. 지금껏 일제강점기에 영화가 어떠한 방식으로 수용되었는 지에 대해서 별 다른 연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 책은 20세기 초반에 대중문화의 총화로 군림한 영화가 식민지의 조선 대중을 어떤 방식으로 대중문화의 수용자이자 주체로 형성시켰는지를 밝히기 위해 일간지나 잡지의 구석구석을 뒤져 찾아낸 결과물이다.
조선에 영화가 전래된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오래된 자료는 1903년 6월 23일 황성신문에 실린 영화 상영광고인 만큼 적어도 1903년 이전에 조선에 영화가 들어왔을 것으로 보인다.
1910년대 영화관 수는 조금씩 늘어났는데, 이 즈음 경성의 영화관들은 대체로 조선에 거주하는 일본인 관객을 위주로 영업했다. 비공식적으로 조선인 전용관과 일본인 전용관이 구분되어 있었다. 함흥의 한 영화관은 3일 간격으로 조선인 전용과 일본인 전용으로 나누기도 했다. 1910년대 조선인 관객은 점차 늘어났고, 1920년대 이후 일간지들은 영화에 할애하는 지면을 늘려 연예란을 확충하고, 주로 영화 기사 중심으로 지면을 꾸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특정 배우에 대한 선호 현상이 생겨났다. 조선의 배우 중에 나운규'문예봉이 압도적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당시 대중이 본 영화의 99%는 할리우드 영화가 지배적이었다.
경성 영화관의 탄생, 영화관, 배우들, 영화 관객의 탄생, 영화 홍보와 영화제 등 다양한 주제별로 일제강점기의 영화에 대한 연구를 보여준다. 286쪽, 1만4천800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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