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음식 이야기] 두부(4)-비지 만들기

입력 2012-12-06 14:16:47

생콩즙 끓여 만든 되비지, 거칠지만 섬유질 많아

뜨끈한 비지와 두부요리는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 때면 더욱 우리의 입맛을 당긴다.

비지는 두부제조 때 만들어지는 부산물로 색은 약간 노르스름한 빛을 띠며 생것 그대로인 생비지와 이것을 짚과 일정한 온도 및 미생물을 이용하여 띄운 뜬비지가 있다. 비지에도 두부를 만들기 위해 콩즙을 짤 때 두유로 이행되지 않고 남아 있는 단백질, 지질, 콩올리고당이 함유되어 있으나 물에 녹지 않는 콩섬유질이 주요 성분이다.

비지는 오래전부터 서민의 식생활에 이용되어 왔으며 먹는 것이 귀한 시대에 구황식품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섬유질 섭취가 부족한 현대인이 부족한 식이섬유를 다량 섭취할 수 있는 건강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좀더 부드럽고 질 좋은 비지를 만들기 위해서 두부제조시 콩껍질을 완전 제거하여 만들거나 아예 두부를 빼지 않고 처음부터 수침한 콩에 물을 조금만 넣고 갈아서 전부 비지로 만들면 된다.

비지는 일반적으로 되비지, 속비지, 일반비지로 나눈다. 되비지는 생콩을 물에 불려 멧돌에 갈아 콩즙을 만든 것으로 두부를 따로 뽑아내지 않고 생콩즙 그대로 끓인 것을 말한다. 이것은 콩이 지닌 영양소를 모두 지닌 것으로 두부나 속비지에 비해 다소 거칠고 섬유질이 많다. 그러나 일반비지에 비하면 부드럽고 영양가도 높아 일반음식점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속비지는 콩의 겉껍질을 벗겨 내고 속 콩만을 물에 불려 갈아 그대로 끓인 것을 말한다. 되비지에 비해 섬유질이 적고 부드러워 맛이나 영양이 풍부하다.

일반비지는 옛날부터 만든 것으로 두부를 만들기 위해서 두유를 여과할 때 나오는 부산물이다. 나오는 양은 원료 콩 무게의 120% 정도가 되나 젖은 상태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무겁고 변질이 빨라 운반이나 보관상의 문제점이 많다. 간단한 비지요리들을 몇 가지 소개한다.

▷비지찌개=1. 돼지고기와 잘 익은 신김치를 달달 볶다가 멸치육수를 넣어 끓여 돼지고기의 구수한 맛과 김치의 시원한 맛을 우려낸다. 2. 비지를 육수에 풀어 넣어 한소끔 끓인다. 3. 간은 소금이나 된장으로 맞추어 풋고추, 대파 등을 넣어 자작하게 끓인다. 김치 대신 콩나물을 넣거나 묵은시래기를 넣어 간장'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담백하고 시원하게 끓이기도 하며 지역에 따라 여러 방법으로 조리한다.

▷비지전=각종 채소와 콩나물을 넣어 된장과 고추장으로 간을 맞추어 기름에 지지는 비지 장떡을 만들거나 녹두콩을 갈아 비지와 혼합하여 녹두나물, 무나물, 김치, 돼지고기 등을 넣어 비지빈대떡을 만들기도 한다.

두부도 아주 다양한 요리에 쓰이는데 특히 한국요리의 찌개나 탕, 전골에 약방의 감초처럼 들어가기도 하며 으깨어 만두소나 전을 부치는데 쓰이기도 한다. 두부찌개, 두부두루치기, 두부굴찌개, 두부선, 섭산적, 김치두부, 제례음식의 소탕 혹은 두부소탕으로 사용하고 두부갱(된장을 넣어 끓인 시금치된장국, 콩나물된장국 등의 음식) 등 다양한 한국음식에 조연으로 출연하여 인기를 누리고 있다.

두부와 비지는 식품학적, 영양학적인 장점이 굉장히 많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누구에게도 거부감 없는 전통음식이다. ▷저열량의 다이어트 식품이며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없다. ▷값이 저렴하고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어 대중적이다. ▷질 좋은 고단백 식품으로 쌀 등 곡류와 함께 섭취하면 곡류에 부족한 필수아미노산을 보완하며 단백질의 이용률을 높인다. ▷칼슘 및 무기질, 비타민의 좋은 공급원이 되며 소화 흡수률이 높다. ▷이소플라본 및 사포닌 등 생리활성 물질을 소량 함유한다. ▷음식에 이용하기 편리하며 어떤 음식에도 잘 어울리는 편이다. ▷육류제한 식이나 채식위주의 식이를 하는 사람들에게 고기를 대신 할 수 있는 음식이다.

신아가 참(眞)자연음식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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