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김상현 씨, 국내 8번째 세계 극한 마라톤 모두 정복

입력 2012-12-05 11:36:42

남극대회 완주로 '그랜드슬램' 한국인 최초 '명예의 전당' 입성

세계 4대 극한마라톤 대회 정복에 도전한 영남대 김상현 씨가 지난달 말 마지막으로 남은 대회인 남극마라톤 대회에서 완주한 뒤 태극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영남대 제공
세계 4대 극한마라톤 대회 정복에 도전한 영남대 김상현 씨가 지난달 말 마지막으로 남은 대회인 남극마라톤 대회에서 완주한 뒤 태극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영남대 제공

지역 대학생이 세계 4대 극한마라톤 대회를 모두 정복, 눈길을 끌고 있다.

영남대는 4일 도시공학과 4학년 김상현(24) 씨가 11월 말 펼쳐진 남극마라톤 대회에서 완주에 성공, 1천㎞에 달하는 4대 극한마라톤 대회를 모두 완주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이미 지난 3월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6월 중국 카슈가르의 고비 사막, 10월 이집트의 사하라 사막을 완주한 바 있다.

이 대회는 미국의 오지 레이스 전문기획사인 '레이싱 더 플래닛'(Racing The Planet)이 주관하는 것으로 참가자들이 식량, 취침 장비, 의복 등을 짊어지고 6박 7일간 매일 평균 40여㎞씩 총 250㎞를 달리는 경기다. 가장 추운 남극마라톤 대회는 칠레'중국'이집트 레이스를 모두 완주한 도전자에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김 씨는 "남극이 제일 쉽다는 이도 있었지만 사막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자외선이 강해 얼굴이 벌겋게 타들어가듯 익었고 땀이 식으면 체온이 내려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달렸다"며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었다"고 했다.

이번 결실로 김 씨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국내 8번째 주인공이 됐다. 특히 1년 내 4개 대회를 모두 완주한 이에게 주어지는 '명예의 전당'에는 한국인 최초로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았다. 세계적으로는 12번째 명예의 전당 입성자가 됐다.

김 씨는 다양한 만남을 통해 친구를 만든 것이 또 다른 소득이었다고 했다. 기업의 CEO부터 잔디 깎는 일을 하는 사람들까지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눌 기회가 됐다는 것. 그는 "남극에서 나이, 성별, 직업이 제각각인 28개국 55명의 참가자들을 만나 힘든 고비를 함께 넘기며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었다"며 "대회 도전에서 얻은 것은 '기록', '순위'가 아닌 '사람'임을 실감했다"고 했다.

앞으로 꿈꾸는 청춘들의 멘토가 되고 싶다는 것이 김 씨의 바람. 김 씨는 "호주에서 참가한 '본투런' 팀은 대회에 도전하면서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기금을 모금하고 있었다"며 "혼자 잘 사는 삶이 아니라 함께 잘 사는 인생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더욱 굳어졌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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