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쉬겠다" 대형마트, '평일 휴업카드'

입력 2012-12-04 10:27:32

대구 남구·달성군·구미 등 전국 1200여 곳 자율 휴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일요일 휴업 대신 수요일에 월 2회 자율적으로 문을 닫는 평일 휴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3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롯데슈퍼, GS슈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에브리데이리테일 등 SSM이 12일부터 둘째'넷째 수요일에 자율 휴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자율 휴무를 하는 지역은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일요일 영업 규제를 하지 않고 있는 곳으로 경북에는 구미, 상주, 안동, 영천, 경산 등이 일요일 의무 휴업을 시행하지 않고 있어 대형마트와 SSM의 당분간은 수요일 자율 휴무에 들어간다. 전국적으로는 대형마트 284개, SSM 932개가 자율 휴무에 참여한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15일 열린 유통산업발전협의회 1차 회의에서 나온 방안에 따른 것. 대형마트 관계자는 "1차 회의에서 평일 자율 휴무를 시행한다는 협의안이 나왔고 당초 12월 넷째 주부터 시행하기로 했지만 하루빨리 상생 협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모아져 앞당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통시장 등 소상공인들은 평일 휴업은 휴일 영업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보고 있다. 주말 또는 휴일 휴업이 아니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유통산업발전법의 기본 취지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

평일 자율 휴무가 상생 방안으로 제시된 지난 1차 회의 이후 전국상인연합회는 유통산업발전협의회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대구시상인연합회 김영오 회장은 "대형마트 측이 제시한 평일 휴무와 출점 자제에 대한 상생 방안은 소상공인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기 어렵다"며 "상인들은 주말 휴무를 통한 상권 활성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대형마트 휴무를 월 2회에서 3회까지 확대하고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처리가 무산됐다. 새누리당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맞벌이 부부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을 이유로 영업 제한 시간을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로 조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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