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금요일에 과학터치'] 뇌의 병, 마음의 병

입력 2012-12-04 07:53:41

사진=인간의 뇌 모습. 포스텍 박상기 교수 제공
사진=인간의 뇌 모습. 포스텍 박상기 교수 제공

사람들은 21세기를 뇌의 세기라고 부른다. 우리 인체 가운데 가장 신비로운 '뇌'라는 기관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마도 이 같은 관심은 우리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다뤄지는지 알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세기를 통해 뇌의 활동 원리를 이해하는 시도가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어린아이가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처럼 사람들은 뇌가 기능하기 위해 사용하는 어휘와 문법 정도를 이제야 깨닫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다양한 뇌의 병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면 그것은 우리에게 '뇌가 바로 우리의 마음'임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의 뇌에는 지구가 속한 은하수의 별보다 천 배나 많은 수의 시냅스라는 신경세포 간 접촉이 존재한다. 시냅스들은 신경 전달이라는 활성을 통해 거대한 신경세포들의 네트워크를 형성, 우리가 아는 모든 뇌의 기능들을 수행한다. 따라서 시냅스는 뇌 기능의 기본적 단위이며, 시냅스 기능의 총합이 결국 우리의 마음이다.

치매,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 다양한 마음의 병들은 비정상적 뇌 기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병의 근원을 추적하면 결핍되거나 잘못된 시냅스의 기능 때문이라는 답이 나온다. 이는 마음의 병을 이해하고 치료하려면 시냅스의 작동 원리에 대해 자세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스텍 분자신경정신의학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는 박상기 교수(생명과학과)는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 산하의 '뇌 기능 활용 및 뇌 질환 치료기술 개발 사업단 및 중견 연구자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또 한국연구재단(NRF)의 국제공동연구지원사업과 기초연구실 육성사업에도 발을 디디고 있다.

연구실은 정신 질환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분장애(mood disorders), 조현병(정신분열증'schizophrenia) 등을 포함하는 정신 질환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발병 분자기전에 대한 이해는 아직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

최근 이 같은 문제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접근이 활발해져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이라는 분야로 정립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현대 신경과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실은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생화학, 세포학, 약리학, 유전학 그리고 행동생물학적 실험 기술 등을 이용해 인지, 감정, 기분, 쾌감, 의욕 등의 상위 뇌 기능을 분자적으로 이해함으로써 그에 관련된 주요 정신 질환 발병의 분자기전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는 주요 정신 질환의 새로운 치료 표적 동정을 가능하게 하여 궁극적으로 새로운 형태, 또는 기능이 향상된 치료제 개발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강연에서는 '마음과 뇌' '뇌는 무엇으로 이뤄져 있나' '우리의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마음의 병을 일으키는 뇌의 병들은?' '뇌 과학자들은 어떻게 마음과 마음의 병을 공부할까?' 등의 물음을 통해 뇌와 마음과의 관계, 뇌의 구조, 시냅스의 구조와 기능, 신경 전달의 원리, 대표적 뇌 질환의 원인과 치료 접근의 원리, 뇌 질환의 생물학적 연구에서 동물 모델 활용 등의 내용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신비로운 우리의 뇌'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뇌 연구의 매력과 중요성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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