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면 당기는 길거리 음식] 오뎅과 우동

입력 2012-11-29 13:59:19

고춧가루 듬뿍 얼큰한 양념오뎅 겨울거리 별미

날씨가 쌀쌀해졌다. 이런 날씨에는 따끈한 국물이 생각난다. 국물은 뭐니뭐니해도 우동과 오뎅 국물이 최고. 감칠맛 나는 국물 한 숟가락을 '후~' 불어 마신 후 오동통하고 쫄깃한 면발을 '똑~' 끊어 먹는 그 맛. 거기다 알맞게 잘 익은 오뎅 꼬치 몇 개면 추위는 저만치 달아난다.

◆추울 땐 오뎅이 최고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종종걸음으로 버스 승강장으로 향하는 퇴근길. 희뿌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뎅 꼬치와 뱃속까지 뜨끈해지는 오뎅 국물이 간절해진다. 다시마 국물에 쫄깃한 오뎅, 씹지 않아도 입속에서 흐물흐물 없어져 버릴 정도로 잘 익은 무. 오뎅은 역시 겨울철 서민들의 추위를 녹여주는 최고의 걸거리 음식이다.

▷오뎅과 어묵=국어 표기법에 어묵으로 표기되는 오뎅은 어묵과 엄연히 다른 음식이다. 어묵은 생선살을 으깨 반죽한 것을 튀기거나 찌거나 구운 음식이고, 오뎅은 다양한 어묵을 주재료로 유부, 무, 계란, 곤약 따위를 꼬챙이에 꿰어 맑은 장국에 끓인 요리를 말한다. 어묵은 재료일 뿐인데 그 재료에 음식의 이름이 붙은 것이다.

▷양념오뎅=어묵이 다양해지고 있다. 어묵 반죽에다 각종 야채와 햄, 떡, 치즈, 맛살 등을 넣어 만든 즉석 어묵으로 노점상마다 독특한 맛을 내고 있다. 특히 파와 당근, 깻잎, 고구마, 양파, 청양고추, 마늘 등을 넣어 만든 야채 어묵은 길거리 히트 상품으로 부상했다.

그중 고춧가루를 듬뿍 넣어 끓인 양념오뎅은 대구를 상징하는 길거리 음식이 됐다. 동성로 대구백화점 인근에 위치한 양념오뎅집에서 만난 김찬규(35) 씨는 "일반 오뎅과는 확실히 달라요. 약간 맵기는 하지만 국물 맛이 얼큰하고 시원해 해장에도 그만이고,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서 끓여 먹는 오뎅 맛 별미=어른, 아이 모두 좋아하는 오뎅을 가장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은 집이다. 온 가족이 모여 큼직한 냄비에 어묵과 파, 무 등을 큼직하게 썰어 넣고 직접 끓여 먹으면 겨울 가족 별미로 그만이다. 재료 준비만 해서 썰어 넣기만 하면 별 어려움 없이 집에서도 따뜻한 오뎅 국물 맛을 즐길 수 있다. 집에서 해 먹는 오뎅은 저렴하다는 점 외에도 재료를 가족들 입맛에 따라 골라 넣을 수 있다는 점. 시중에 파는 다양한 어묵 제품 중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과 모양의 제품을 골라 눈과 입을 모두 즐겁게 해줄 수 있다. 최근에는 웰빙 열풍을 타고 어묵 제품에도 녹색이 나는 클로렐라 함유 어묵이나 핑크색 복분자, 노란색 호박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웰빙 어묵이 등장해 요리를 좀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우동, 국물이 끝내줘요"

값이 쌀수록 맛있는 음식이 있다. 1960, 70년대 서울 가는 길, 열차 여행객들은 대전역 플랫폼의 간이음식점에서 먹던 우동의 맛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당시 우동을 먹었던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요즘 더 맛있는 우동이 나왔지만 그때의 우동 맛은 아닌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날씨가 추워지면 '국물이 끝내줘요'하는 CF와 함께 우동 생각이 절로 난다. 뜨거운 국물과 탱탱한 면발이 허한 뱃속을 든든히 채워준다. 대구 중구 북성로 포장마차에서 만난 김경수(47'서울) 씨는 "양은냄비에 멸치를 우려낸 국물에 말아주는 우동 맛이 별미"라며 "대구에 있는 겨우내 이 맛을 못 잊고 계속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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