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자원봉사했는데 루게릭병…영천 양길홍 씨

입력 2012-11-29 07:05:15

30여 년간 자원봉사 활동을 해 온 양길홍 씨가 그동안 받은 표창장 앞에서 애써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민병곤기자
30여 년간 자원봉사 활동을 해 온 양길홍 씨가 그동안 받은 표창장 앞에서 애써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민병곤기자

영천에서 30여 년간 자원봉사 활동을 해온 '이웃사랑 전도사'가 루게릭병으로 고통받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양길홍(57) 씨는 1980년대 초부터 행사장 교통정리와 이웃돕기, 환경정화, 방범순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영천시에서 자원봉사 관련 업무가 시작된 2006년부터 짚어봐도 455회에 걸쳐 2천7시간이나 봉사활동을 했다. 특히 재활용품이나 폐비닐 등을 수거, 판매한 수익금에 사비까지 털어가며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들을 도왔다. 양 씨는 이웃과 지역에 대한 사랑을 실천한 공로로 올해 '경상북도 자원봉사대상' 은상을 받기도 했다.

양 씨에게 병마가 찾아온 건 지난해 11월이었다. 사지가 약해지고 근육이 위축되는 루게릭병에 걸리면 평균 3, 4년밖에 살지 못할 정도로 중병이다. 양 씨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이후에도 8개월 이상 무의탁 노인을 위한 목욕봉사와 무료급식 봉사 활동 등을 펼쳐왔다. 투병 중인 양 씨의 형편이 어렵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바르게살기운동 영천시협의회와 영천시 중앙동 자율방범대, 나눔세상, 모범운전자회, 여명, 시각장애인 영천시지회, 한국자유총연맹 영천시지부, 시민경찰, 농아인협회 등 봉사단체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영천시 동부동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회원들은 26일 참좋은 요양병원에서 일일찻집을 열어 수익금을 양 씨에게 전달했다. 양 씨는 "병상에 누워 있는 이 순간에도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전화가 계속 울리고 있다"며 "앞으로 20년간 봉사활동을 더 하고 싶은데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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