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 솟구치는 대구 한복판 중앙로

입력 2012-11-28 10:30:46

하수관서 역류 인도 뒤덮어…악취 진동·곳곳 오물 '눈살'

26일 오후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중앙파출소 주변 인도에 오수가 넘쳐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6일 오후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중앙파출소 주변 인도에 오수가 넘쳐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6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3가 중앙파출소 맞은편 건물. 건물 앞 보도블록 사이에 오수가 군데군데 올라오고 있었다. 오수 줄기는 인도를 따라 그대로 중앙로 실개천 쪽으로 흘러내려 갔다. 이달부터 단수가 돼 메말라 있는 실개천에는 인도에서 흘러내린 오수가 그대로 고여 있었다. 인도 위는 검은색 오수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추운 날씨에 얼어버린 오수 덩어리들도 곳곳에 있어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시민들은 오수에서 올라오는 악취에 코를 막고 지나갔다.

직장인 김지은(25'여'대구 수성구 만촌동) 씨는 "대구를 상징하는 동성로에 오수가 흘러내리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노출시키는 것은 대구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일이다"고 했다.

대구 도심 한가운데에서 하수관으로 흘러가지 못한 오수가 인도로 흘러내려 도심의 흉물이 되고 있다. 오수로 인한 악취 때문에 인근 상가와 지나가는 시민들은 불편을 겪어야 하는 실정.

인근 식당 관계자는 "하수도 사용량이 많은 저녁 시간이 되면 바닥 전체가 오수로 흥건하다"며 "역한 냄새 때문에 지나가는 시민들은 물론이고 손님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했다.

대구 중구청은 오수 역류 현상 원인을 두고 2009년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보도블록 공사를 하면서 건물의 오수관로가 공공 오수관로와 연결되지 않아 오수가 흘러가지 못하고 역류했다는 것.

중구청 하수과 관계자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 후에 오랫동안 건물에 상가가 들어서지 않아 몰랐다가 지난해 식당이 들어서면서 하수도 사용량이 많아져 오수가 인도로 올라온 것 같다"고 추측했다. 적어도 1년 동안은 많은 양의 오수가 인도로 역류한 셈이다.

하수관로로 흐르지 못하고 역류한 오수는 대중교통전용지구와 함께 만든 실개천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실개천을 관리하는 대구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실개천은 반월당에서부터 북성로를 향해 1.05km 길이로 조성돼 있다. 오수가 도심 한복판에 난 실개천을 따라 그대로 흘러가고 있었던 것.

대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오수가 실개천으로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이달 2차례에 걸쳐 오수 정화 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중구청 관계자는 "정확한 오염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이달 안으로 하수도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라며 "이른 시일 내로 조치를 취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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