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소통, 학교 도서관은 두 번째 교실입니다

입력 2012-11-27 14:41:59

서부고 이주양 교사(국어)
서부고 이주양 교사(국어)

우리는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그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정보를 보는 안목을 키우는 방법 뿐이며 그것은 혼자가 아니라 토론을 통한 집단지성의 발현으로 키울 수 있다. 방대한 양의 정보가 있으면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은 어디일까? 그 답은 도서관에서 찾아야 한다.

이제 도서관은 책만 많은 '특별교실'이 아니라 교사, 학생에게 '두 번째 교실'로 자리매김할 때다. 도서관에 오면 학생들은 수업 주체가 돼 정보를 직접 찾고 토론하며 자신들만의 교과서를 만들어보는 자기주도학습을 경험하게 된다. 더 나아가 학부모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지역사회 학습공동체의 중심이 될 필요가 있다.

그리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도서관과 친숙해지도록 하는 게 먼저다. 몇몇 소수가 아니라 모두의 도서관이 되기 위해서는 교과와 연계한 도서관 활용 수업이 이뤄져야 한다.

도서관 활용 수업은 수업 장소가 바뀌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서 교사와 교과담당 교사가 협력해 커리큘럼을 함께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어떤 단원의 학습에서 도서관 활용 수업이 가장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지, 필요한 책의 구비 상태와 인터넷 사용 환경을 점검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도서관 활용 수업 연간 계획표를 수립하고 학생의 의사도 반영, 수정할 수 있는 융통성도 갖춰야 한다.

올해 서부고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도서관 활용 수업이 이뤄졌다. 국어과 경우는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찾은 시로 만화를 그리는 스토리텔링 작업을 했고, 역사과와 지리과는 사서 교사와 사전협의 후 과목 관련 책을 갖춰 학생들이 읽고 독서교육지원종합시스템에 기록하는 활동을 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1학년 경우 이러한 시간을 통해 도서관에 처음 온 학생들이 상당수에 달했다.

처음부터 학생들이 알아서 도서관을 찾아주기를 바랄 수는 없다. 학생들을 유혹하는 것들은 지천으로 널려 있다. 다분히 의도적이기는 하지만 처음에는 교과수업 시간을 활용해 도서관에 친숙해지는 시간을 갖고, 그 이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도서관을 찾을 수 있는 개방적 공간으로 도서관을 재정립해야 한다.

우리 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에게 물었다. "얘들아, 도서관에서 수업하면 뭐가 좋으니?" "우선 탁 트여서 좋아요. 답답하지 않아요. 교실에서는 교과서만 봐야 하는데, 여기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자유가 있어요. 그리고 친구랑 토론하기도 좋아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치는 게 인간이다. 이제 두 번째 교실인 도서관에서 '학습의 자유'를 이뤄 보자.

서부고 이주양 교사(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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