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면접 본 박근혜 후보의 숙제

입력 2012-11-27 11:32:29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26일 밤 70분간에 걸친 TV 토론 '국민면접 박근혜'는 반타작에 그쳤다. 사전 대본 유출과 짜여진 시나리오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날 국민면접이 급하게 현장 위주로 바뀐 탓인지 원래 이런 각본으로 진행되도록 예정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박근혜 후보를 면접 본 국민 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다. 더 당차게, 더 확실하게, 더 구체적인 답변을 기대했지만 '절반의 만족'에 그쳤다.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박 후보는 '여성에게 국방을 맡겨도 될까?"라는 남성 중심적 사고를 불식시키듯 외교안보 면에서 안정감을 심어준 것은 성공적이었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총에 맞았다는 급보를 받고도 첫마디가 "휴전선은요?"이었다거나 천안함 폭침 대응이나 NLL 수호 의지는 신뢰를 주었다.

그러나 하우스푸어나 렌트푸어 그리고 가계부채와 반값 등록금 문제 등과 관련한 답변은 현실에 맞지 않거나 미진했다. 렌트푸어 대책의 경우, 박 후보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위해서 집 담보로 대출을 내고 세입자는 그 이자만 내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과연 집주인들이 박근혜식 렌트푸어 대책을 따라줄까. 오히려 생애 첫 전세자금 적격 대출의 까다로운 조건을 완화시켜 주는 등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피력하거나 반값 등록금 등 산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부자증세도 과감하게 제안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박 후보가 내놓은 대선 공약에 대해 새누리당이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수정 보완 작업을 하는지 의심 가는 대목이다.

정치판에서는 같은 기회, 같은 경우의 수가 두 번 주어지지 않는다. 박근혜 후보의 승패, 남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22일 동안 여장부 스타일로 견해를 달리하는 상대방까지 설득할 수 있는 모성과 모심 그리고 깨끗한 결기를 얼마나 더 다질까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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