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EBS 세계의 명화 '서부전선 이상 없다' 24일 오후 11시

입력 2012-11-24 08:00:00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작은 마을. 18세의 폴 바우머(리처드 토마스)는 담임선생의 '불멸의 영웅, 강철 같은 청춘'이란 선동에 넘어가 자원 입대한다. 프랑스군과 치열한 교전이 펼쳐지는 최전선은 기관총탄과 철조망, 야삽과 총검,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시체와 시체를 뜯어먹고 살이 오른 쥐, 독가스와 악취가 난무하는 지옥 그 자체다. 발을 잃은 친구의 군화를 놓고 서로 다툼을 벌이던 신병들이 어느덧 고참이 되어 또 다른 신병을 받아들이고 그 신병 중에 자신들을 혹독하게 학대했던 훈련교관이 포함되는 '사건'조차 전쟁의 참혹함에 지쳐버린 청춘들에겐 그저 실없는 해프닝으로 여겨질 뿐이다. 이런 와중에도 친구들은 하나둘 전사 또는 탈영하거나 실종되고 정신이상자가 된다. 그리고 종전을 몇 시간 남기고 폴의 정신적 지주였던 캐트(어네스트 보그나인)마저 허무하게 세상을 떠난다. 1918년 10월 11일, 폴이 맑은 하늘 아래 적군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두던 날, 최고사령부는 '서부전선 이상 없음'을 공식 발표한다.

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하지만 독일의 젊은이들은 조국을 수호한다는 명분과 전쟁이란 핏빛 낭만에 젖어 지옥 같은 전쟁터로 발걸음을 옮긴다. 전쟁은 존중받아야 할 인간의 존엄성을 짓이겨놓는 야만적인 행위일 뿐이다. 조국을 지키겠다고 전쟁터에 나선 이들의 적군들조차 자기 조국을 지키겠다고 나선 것 뿐이다. 영화는 절박한 드라마나 비극적인 감성을 배제하고 1차 대전에 참전한 독일 청년들이 전선에서 겪는 참담한 현실을 그려내고 있다. 1929년에 간행된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 레마르크는 1898년 독일의 오스나브뤼크에서 태어났으며 18살 때 징집돼 서부전선에 배치되었다. 그는 전투에서 부상을 당해 훈장을 받고 제대했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1929년 '서부전선 이상 없다'를 출간했고, 18개월 동안 25개 국어로 번역됐다. 157분.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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