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 금액 준 대신 여성'젊은층 손님 확 늘어
로또 당첨. 서민들이 한 번쯤 꿈꾸어 본 소망이다.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서민들이 로또방과 복권방으로 몰려들고 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소득을 늘릴 희망을 잃은 서민들이 대박을 꿈꾸며 쌈짓돈을 털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들은 물론 실업자, 아이를 등에 업은 주부까지 로또에 올인하고 있다.
◆로또는 나의 희망
회사원 P(43) 씨는 매주 로또 복권을 구입한다. 로또 복권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몇 년 전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 불어 닥친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여파 때문이다. P씨가 로또 복권을 통해 얻는 것은 희망이다. 혹시나 하고 샀다 역시나 하고 끝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1주일 동안 희망의 불씨를 품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박봉의 샐러리맨들이 현실적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기댈 곳 없는 서민들이 인생 역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로또 복권뿐입니다."
이달 16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 로또 판매점에서 만난 직장인 C(39) 씨도 이유는 비슷했다. "월급만으로 살기가 너무 빠듯한데다 금융 관계자 권유로 들었던 펀드가 상황이 좋지 않아 이래저래 많이 힘들다"며 "일주일에 평균 1만원어치 로또를 구입하고 있는데 액수를 늘려 해볼 생각이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결혼 전 모아둔 돈으로 매주 10만원 정도 로또 복권을 구입하고 있다는 주부 K(31) 씨는 "최근 남편 수입이 줄어 살림이 어려워져서 로또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로또 복권 1등 당첨자를 다섯 번이나 배출한 '로또 명당'으로 소문난 대구 서구 평리동의 복권방 세진명당. 현관문이 열릴 때마다 손님들이 1, 2명씩 연이어 들어왔다. 계산대의 로또 기계는 쉴 새 없이 로또 복권을 토해냈다. 진열대에 꽂혀 있는 즉석 복권과 스포츠 복권도 차례차례 뜯겨 나갔다.
S(57) 씨는 "해봤자 당첨도 안 되는걸 뻔히 알고 있지만 1등 당첨자가 많이 나왔던 곳이라 다시 한 번 해보려고 왔다"며 "경기가 어려워 사는 재미도 없는데 이거라도 바라보고 있으면 로또 추첨일까지는 혹시나 하는 기대와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말끔한 차림을 한 직장인 K(42) 씨는 "물가는 계속 오르고 아이들은 계속해서 크는 데 투자한 주식은 반 토막 났다"며 "매주 3, 4장씩 샀던 로또를 지난주부터 10장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주머니 가벼워도 로또는 산다
로또를 사고 돌아가는 사람들 대부분 1천, 2천원으로 한두 장을 사가는 사람들이 많다. 더러 5천원, 1만원까지 하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복권방 관계자는 "예전에는 최소 5천원은 기본이었는데 요즘은 금액이 준 대신 고객 숫자는 늘었다"며 "연령대도 40, 50대 중년 남성에서 요즘은 아이를 업은 주부 등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이 찾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곳은 로또 명당답게 주말에는 4천~5천 명이 찾고 있으며, 서울에서 KTX를 타고 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세진명당 전재운 대표는 자신을 '행복을 파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1등보다 수천만원에서 1억원 정도 받게 되는 2등이 더 풍요로운 삶을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1등 당첨자는 한 번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지만 2등 당첨자는 이웃과 나누는 것을 많이 봤다"며 "복이 찾아들면 주변에 그 행운을 나눠주고 베풀며 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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