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작되는 영화에 소위 '아이돌'이라 불리는 젊은 유명 가수들의 출연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물론 예전에도 톱 가수들의 영화 출연은 늘 있었지만 지금처럼 활발한 정도는 아니었다.
스타의 흥행 능력에 대한 기대라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같지만, 그 이외에도 최근의 경향에는 다른 두 가지 이유가 더 있다. 먼저 오프라인 음반시장의 전체적인 침체로 아이돌 가수들이 본업인 음악만으로 수익을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어 연기, 진행 등 활동 분야를 넓혀야 한다. 또 다른 이유로는 매니지먼트 회사들이 대형화되면서 가수와 배우가 한 소속사에 있어 영화제작사가 회사로 캐스팅을 제의할 때 소위 패키지 형태로 출연을 결정하는 케이스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A라는 배우를 섭외하기 위해 B라는 가수를 함께 캐스팅해야 하는 예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아이돌 가수들의 영화 출연은 그 자체로만 보면 영화를 홍보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일단 팬들이 먼저 관심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 관계자들끼리 하는 우스갯소리로 팬클럽만 극장으로 와도 흥행이 될 것이라고들 말한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출연이 영화 흥행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지금까지의 흥행 결과들을 살펴보면 흥행에 성공한 케이스도 많고 그렇지 못한 사례 역시 비일비재했다. 이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우선 해당 가수의 출연과 관계없이 이야기 등 영화 자체의 질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것이 일반적인 예이다. 해당 가수의 팬이지만 동시에 입장료를 내고 극장으로 향할 때는 까다로운 관객으로 돌변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팬으로서 자신의 스타에게 요구하는 어떤 모습이 영화의 역할과 일치하느냐 역시 중요한 선택 요인이 된다. 만약 원하는 어떤 이미지에 아이돌의 배역이 맞지 않는다면 그들은 팬이지만 스타의 관객이 되기를 거부한다. 그래서 포털사이트의 관람 후기나 관람 전 글들을 살펴보면 역할이 마음에 들지 않아 차라리 스타의 다큐멘터리나 콘서트 영상이 극장에 개봉하면 보겠다는 의견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팬이지만 극장으로 걸음을 옮겨 비용을 들여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들은 자신의 스타가 미스 캐스팅이나 연기 논란 등으로 불필요하게 이미지가 손상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적어도 아이돌 가수가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연기 준비는 물론 배역에 대한 신중한 선택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
김삼력<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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