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살린 과거사…개인에 대한 국가권력 폭력 집중 해부

입력 2012-11-20 11:01:01

'남영동 1985' 대구서 시사회, 정치인 고문 등 과거사 문제 조명

22일 영화
22일 영화 '남영동 1985'의 개봉을 앞두고 17일 대구 롯데 영프라자 CGV에서 영화 시사회를 가진 감독 및 출연진.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배우 이경영, 감독 정지용, 배우 박원상'김의성.

##박원상'이경영'김의성 등 참석

대선을 앞둔 시점에 어두운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국가의 폭력을 다룬 영화가 또 등장했다. 사법권력이 한 개인에게 가할 수 있는 폭력을 다룬 영화 '부러진 화살'(안성기'박원상 주연)에 이어 또다시 국가권력의 폭력을 다룬 '남영동 1985'(박원상'이경영 주연)를 만든 정지용 감독. 정 감독은 22일 개봉을 앞두고 17일 대구 롯데 영프라자 CGV에서 가진 영화시사회에서 "과거사 문제가 이슈가 되고,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보수적인 도시 대구에서 영화 시사회를 하게 됐다"며 "하지만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어떤 시대건 국가가 한 개인에게 야만적인 폭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함께 이를 반성하고 생각해보자는 것이 영화를 만든 계기"라고 밝혔다.

이날 시사회에는 주'조연 배우 3명도 함께 왔다. 고문기술자 이두한(실제 인물 이근안) 역할을 맡은 연기 경력 26년차의 베테랑 이경영은 "이 영화를 전 세계인이 함께 봐서 제목처럼 1천985만 명 관람이라는 새 기록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가해자 역할의 악역이지만 그에 상응한 정당성을 부여하려 했다. 고문 장면에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했다"고 했다.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고문 역(영화에선 김종태)을 맡은 박원상은 대구와의 각별한 인연을 자랑했다. 대구 연극판에서 고생한 배우 이성민과 극단 차이무에서 함께 연기를 했으며, 대구 무대는 자주 올라 아주 익숙하다고 했다. 그는 "촬영을 끝내고, 김근태 고문의 묘지를 참배했다. 참외를 좋아한다고 해서 참외를 사갔다"며 "고문의 후유증으로 말년에 고생하다 돌아가신 한 정치인을 기리고 국가가 가해자가 되는 폭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교양과목 교수로 등장했던 김의성이 이번 영화에는 남영동 대공분실 강 과장역으로 출연한다. 그는 "괴물이 고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라는 울타리가 만들어낸 인간이 괴물보다 끔찍한 가해자가 되는 것"이라며 "아픈 시대의 기록을 들춰낸 것이 결국은 우리나라 인권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편 이 영화에는 대구를 방문한 3명의 배우뿐 아니라 이천희(김계장 역), 명계남(박전무 역), 문성근(윤사장 역)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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