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욱 떠나간 불펜, 삼성 '새 얼굴' 찾는다

입력 2012-11-20 10:05:25

불펜 멤버 대부분 30대 류 감독 "세대교체 필요"

불펜 '맏형' 정현욱을 LG 트윈스에 내준 삼성 라이온즈가 이번 겨울 불펜 세대교체에 팔을 걷어붙인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일찌감치 발을 뺀 삼성은 정현욱의 이적으로 생긴 불펜 공백을 내부 자원 발탁으로 메우기로 하고 새로운 주역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이 FA로 풀린 소속팀 선수를 타 팀으로 내준 건 2003년 마해영(KIA) 이후 9년 만의 일이다.

불펜의 핵심 선수 이탈로 그 공백을 메울 불펜 찾기의 숙제를 떠안게 된 삼성은 일단 LG의 유망주 1명을 고를 것인지, 아니면 현금으로 받을 것인지를 저울질하면서 소속 선수 중 앞으로 정현욱을 대신할 만한 새로운 재목 찾기를 이번 겨울 가장 큰 과제로 삼았다. 삼성은 야구규약에 따라 LG에서 보상선수 1명과 FA 선수 전년도 연봉의 200% 혹은 FA 선수 전년도 연봉의 300%를 받아낼 수 있다.

정현욱의 공백은 당장엔 커 보이지만 삼성은 전력 손실의 우려보다는 이를 계기로 노쇠화 기미를 보이는 불펜의 세대교체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의 불펜은 리그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대부분 선동열 KIA 감독이 삼성 수석코치와 감독으로 있던 시절, 발굴 육성한 선수들이다. 이들이 출중한 실력을 뽐낸 덕분에 삼성은 2011'2012년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 등 최근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지만, 이로 말미암아 많은 젊은 유망주들이 1군 무대에 설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 불펜의 핵심 멤버들이 30대로 접어들었고 정현욱을 시작으로 차례로 FA 자격을 얻는다. 사이드암 권오준은 팔꿈치 상태가 좋지 못해 한국시리즈에 뛰지 못했다. 안지만은 팔꿈치에 돌아다니는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여기에다 끝판대장 오승환이 내년에 FA로 풀리고 권혁도 2014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게 된다.

한국시리즈 2연패 직후 삼성 류중일 감독은 "2010년대 최강팀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며 그 역점 과제 중 하나가 불펜 리빌딩에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삼성이 이번에 FA 정현욱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도 이런 여러 가지 상황들이 반영된 결과다.

이에 삼성은 올 시즌 중간 투수로 나와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심창민을 불펜 핵심 전력으로 키우고, 김기태'최원제'이현동'신용운'백정현 등을 차세대 불펜으로 점찍고 있다.

삼성구단 관계자는 "올겨울과 내년 스프링캠프 때 이들 선수의 기량 향상에 힘을 쏟으면서 자연스런 불펜 세대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다"며 "1군 불펜에 틈이 생긴 만큼 그 자리를 꿰차려는 유망주들에겐 동기부여가 됐고, 팀으로서도 이들의 무한 경쟁이 동반 실력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임의탈퇴 된 임창용의 영입에 대해 부정적이다. 올 7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를 수술해 시즌을 일찍 접은 임창용이 재활을 거친다고 해도 내년 중반에나 마운드에 설 수 있는데다, 그 후의 활약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 임창용이 국내로 복귀할 경우 삼성의 임의탈퇴 신분이기 때문에 삼성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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