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과학 귀에 쏙쏙…학창시절 기분 만끽"

입력 2012-11-20 07:00:41

대구 남부교육청, '학부모 과학교실' 눈길

13일 대구남부교육지원청에서 열린 학부모 과학교실
13일 대구남부교육지원청에서 열린 학부모 과학교실 '청소년 스트레스 행동실험' 강좌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하정희(오른쪽) 경북대 의대 교수와 함께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변화를 관찰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라지만 청소년기 스트레스가 저런 이상행동을 가져온다니 끔찍하네요."

이달 13일 오전 대구 남부교육지원청 5층 과학교육자료실에서는 학부모 3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학부모 과학교실'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과학교실은 남부교육지원청과 대구경북여성과학기술인회가 공동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직 대학 교수들이 강사를 맡아 일상생활 속의 과학현상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보여줬다.

이달 6일 '현미경 다뤄보기'를 시작으로 '현미경을 이용한 화분관찰', '청소년 스트레스 행동실험', '건강 체중 관리를 위한 체성분 분석', '나만의 향수 만들기', '화재경보기 실험' 등 6개 주제별 강의가 이달 27일까지 하루 2시간씩 이어진다.

13일 오전에는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약리학교실의 하정희 교수가 '청소년 스트레스 행동실험'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 교수는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실험용 생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및 약물을 주입해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영상으로 강의했다. 그는 "뇌가 미성숙한 시기에 강력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행동양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제적이 아니라 환경적인 풍족함이 아이들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또 "학습된 무력감을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약물이 아니라 사회'인문학적 접근법이 더 효과가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실험용 생쥐를 거꾸로 매단 채 스트레스 호르몬을 받은 쥐와 받지 않은 쥐를 비교, 스트레스와 뇌의 발달 정도를 비교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이어 직접 DNA 관찰실험을 하며 모처럼 학창시절의 기분을 만끽했다.

과학교실에 참가한 김영희(36'달서구 상인동) 씨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부모교육 시간에 소개를 받고 오게 됐다"며 "요즘 학교폭력이나 따돌림이 사회적 문제가 되다보니까 청소년 스트레스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 강연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은희(37'달서구 용산동) 씨는 "학부모도 잘 알아야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 참석했다"며 "강연 중에 아이가 부모와 어릴 때 떨어져 있거나 했을 때 행동이나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대목이 귀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남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이번 학부모 과학교실에는 600여 명이 참가 신청을 해 이 중 200여 명이 선정됐다. 남부교육지원청 김기식 교육장은 "학부모들의 관심이 이렇게 폭발적일줄 몰랐다"며 "내년에는 행사를 좀 더 확대해 많은 학부모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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